문화 감상/영화 감상

본격 시국 반영 영화 <판도라> 감상기

셀디 2016. 12. 7. 03:06

지난 금요일 시사회에 당첨되어 영등포CGV에서 <판도라>를 감상하고 왔다.

사실 최초 이 영화가 발표되었을 때 흔한 재난 영화로 생각하고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헌데 마지막으로 공개된 메인 예고편에서 대통령으로 나온 김명민 대사 한마디에 꽂혀서 급 관심을 갖게 된 영화이다.

 

 

많은 출연진이 있지만 원탑 주연은 김남길이다.

그래서인지 아래 배우 이름 중에서도 가장 크다.

 

 

원전의 노동자 재혁 역을 맡은 김남길과 그 동료들

 

이 영화는 재난 영화의 클리셰들을 거의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

꿈을 가진 주인공, 그러나 팍팍한 현실, 그럼에도 사랑으로 지켜주는 가족들.

이 설정만 봐도 극이 신파극으로 흐를 것임은 너무 뻔하다.

 

 

김남길이 콧수염없이 등장하니 뭔가 어색했다.

그의 경상도 사투리만큼이나...

 

 

요즘엔 믿고 보는 이경영.

국무총리로 나오는데 영화에선 사실상 실세나 다름이 없다.

 

 

대통령의 김명민

사실 얘기할 거리가 가장 많은 캐릭터이다.

 

아무래도 요즘 시국과 맞물며 가장 화제의 중심에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다 보니까 비교를 하게 된다.

이 영화의 제작 시기를 볼 때 최순실 국정농단 이야기가 터지기 전인데 이미 박근혜 정부에 대한 불신이나 세월호 사건이 터진 후 한참 뒤에 제작에 들어간 영화인지라 그러한 부분이 많이 반영이 되어있다.

대놓고 현정부를 비꼬는 장면 또한 이곳저곳에서 찾을 수 있었다.

그런데 왜 카리스마 있고 반듯한 이미지의 김명민이란 배우를 대통령으로 내세웠을까?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무능한 대통령을 비판함과 동시에 우리가 바라는 대통령상을 영화에서 한꺼번에 보여주고자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이 영화는 중심이 되어야 할 재난 현장 보다는 청와대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더 흥미로웠다.

그리고 세월호 7시간 의문을 떠올리며 이 영화속 사고 발생 후 청와대 안에서의 일들은 더 크게 조명 받을 것이다.

물론 현실이 더 어이가 없었겠지만 말이다.

 

영화의 만듦새는 아쉬운 부분이 있고, 후반 과도한 신파 때문에 감동을 받을 관객도 있겠지만 거부감을 느끼는 관객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에 필요 이상으로 원전이 많이 지어지고 있다는 것과 관리가 잘 되고 있는가 하는 의구심이 들게 하는 영화이다.

일종의 경각심을 일깨워준다는 측면에서 꼭 봤으면 하는 재난 영화이기도 하다.

적어도 난 지루하진 않았고 많은 부분 울고, 웃고 실소를 지으며 공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