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감상/영화 감상

로버트 저메키스의 2차대전 스파이 로맨스물 <얼라이드>

셀디 2017. 1. 27. 17:04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이 돌아왔다.

그것도 브래드 피트와 마리옹 꼬띠아르와 함께.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비평을 떠나 흥행에 대실패를 맛봐야 했다.

현재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럴싸한 초대작이 없는 상황에서 개봉했음에도 이 작품은 거의 주목을 받지 못하였다.

브래드 피트의 꼬띠아르와의 염문설과 졸리와의 이혼도 이 작품으로의 관심으로 이어지지 못하였다.

그럼에도 나는 두 배우와 저메키스라는 네임밸류를 보고 이 작품을 감상했다.

 

 

<얼라이드>는 2차 대전을 배경으로 한 첩보물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첩보 그 자체에 집중하는 영화는 아니다.

 

 

첩보작전을 위해 만나게 된 두 인물의 로맨스 라인에 더욱 집중하는 영화이다.

그렇다고 이 로맨스 라인에 집중한 나머지 당대 상황을 소도구에 그치게 만든 작품은 아니란 생각이다.

 

 

이목구비가 아주 뚜렷한 마리옹 꼬띠아르의 고풍스러운 미모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그녀의 연기도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어쌔신 크리드>에 비하면 확실히 괜찮다.

 

 

왠지 2차대전과 브래드피트의 조합이 타란티노 감독의 <바스타드 : 거친 녀석들>을 떠올리게도 하지만 작품의 성격도 동일 배우가 맡은 캐릭터도 워낙 다르기 때문에 실제 감상시엔 별로 오버랩되는 일은 없었다. 이 작품에 액션이 없었던 것도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건조하고 잔잔한 흐름을 보여준다. 저메키스 감독이 연출의 힘을 쫙 뺀 느낌이다.

 

 

브래드피트는 50이 훌쩍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잘생겼다.

화면 보정과 분장을 많이 한 듯하지만 말이다.

그 역시 지고지순한 사랑꾼 연기를 잘 해냈다고 생각된다.

 

 

어떤 시대적 상황 때문에 정작 순수해야할 사람간의 사랑이 왜곡되고 변질된 시점에서 비춰지는 게 안타까웠던 영화였다.

저메키스 감독은 그 과정을 자극적인 조미료 없이 담백하게 그려냈다.

흥행에는 대실패했지만 하찮게만 바라볼 작품은 아니라 생각한다.

참고로 이 작품은 수입배급사에서 15세 관람가를 받기 위해 브래드 피트의 엉덩이 노출과 마리옹 꼬띠아르의 가슴노출 장면을 자체적으로 삭제한 후 심의를 받았다고 한다. 요즘 심의 때문에 자체적으로 블러나 모자이크를 한다거나 편집을 하는 일이 많아지는데 더 많은 관객들에게 좋은 작품을 만나게 하려는 의도는 좋지만 단순히 흥행에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되기 위해 작품에 훼손을 가하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등위의 심의가 오락가락 한다고 해도 원판 그대로 심의를 받고 개봉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더욱이 이 작품은 선정성이나 폭력성으로 논란이 되어서 가위질을 해야되는 수준도 아니니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