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감상/영화 감상

권력의 맛?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를 닮은 <더 킹>

셀디 2017. 1. 25. 13:05

한재림 감독의 신작 <더 킹>이 지난주 개봉하여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개인적으로 한재림 감독의 작품은 믿고 보는 편이라 이번 작품에 대한 기대도 컸다.

그리고 시국이랑 너무 잘 맞는 영화이기도 해서 그 관심과 기대는 더욱 높아졌다.

 

 

이 영화는 밑바닥에 있던 한 젊은이(조인성)가 권력의 중심까지 치고 올라가는 이야기를 보여주는 영화이다.

마치 맥주 광고를 보는 듯한 이 스틸을 보라!

 

 

정우성은 권력의 상징으로 표현되는 인물로 그의 잘생긴 마스크와 긴 기럭지로 캐릭터에 무게감을 싣고 있다.

권력의 틈 사이에서 개처럼 끌려다니며 발악하던 <아수라>에 비해 엄청난 신분 상승을 이뤄냈다.

이제 중후한 맛까지 풍기고 있으니 마치 저 스틸은 양주 광고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맨처음 이 스틸을 보고 배성우인 줄 몰랐는데 배성우다.

배성우는 역시 상황 따라 급격히 변하는 능글능글한 간신배 같은 인물을 맡았다.

 

 

역시 권력 근처에는 뒤를 봐주는 어둠의 세력도 있을 수 있는 법.

목포에서 들개파를 운영하고 있는 들개파 보스 김의성이다.

김의성은 단 한마디의 대사도 없는 역할을 맡았다.

그럼에도 아주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이 작품으로 또 호평을 받고 있는 류준열은 들개파의 행동대장이다.

너무 순수하고 의리 하나만 믿고 사는 사나이랄까?

류준열의 마스크가 갖고 있는 이미지와는 잘 맞지 않는 인물이라 생각되는데 연기력으로 커버를 하고 있다.

 

 

김아중은 여성 앵커로 조인성의 부인으로 나왔다.

오랜만에 스크린에서 만나는 것 같아 반가운 얼굴이다.

평범한 것 보단 위험하고 도전적인 걸 은근히 즐기는 타입의 인물이다.

 

 

예고편에도 나왔던 굿장면이다.

이 영화는 한국의 정치역사를 그 주변 인물들을 통해 간략하게 서사하고 있다.

정치의 어두운 이면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는 지금의 상황과 너무 잘 어울리는 영화이다.

 

 

영화를 보면서 그리고 끝나서도 심하게 오버랩되는 영화가 있었다. 바로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다. <더킹>은 정치와 권력에 집중한 이야기고, <월프 오브 월스트리트>는 부와 권력에 집중한 이야기이니 두 작품은 공통분모가 있는 셈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순수한 풋내기 같은 주인공이 탐욕의 결정체로 변해가는 과정을 그렸다는 부분도 닮았으며 그 과정에서 정점을 찍고 무너지고 일어서고 하는 과정 또한 닮아있다. 김아중을 보면 마고 로비랑 겹쳐 보이고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의 광란의 파티 장면을 보고 있자면 <더 킹>의 펜트하우스 파티 장면도 오버랩이 된다. 연출의 스타일까지 상당히 닮아있다. 표절은 아니지만 분명 영향을 받았다 할 정도로 비슷한 느낌을 풍긴다. 그렇지만 만듦새가 좋고 우리나라를 더 직접적으로 풍자하고 있기에 아류라 치부하며 가치를 떨어뜨릴 작품은 아니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이번 작품은 한재림 감독이 연출한 작품 중에 가장 스타일리쉬한 장면과 편집이 많이 들어가 있어서 좋았는데, 그 중 유독 한 장면이 내 눈길을 끌었다. 스포일러일 수 있어 자세한 언급은 않겠지만 그 장면에서 사용된 음악이 원래 좋아했던 음악이라 더욱 몰입이 되었던 것 같았다. 그 음악을 소개하며 <더 킹>의 포스팅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