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감상/영화 감상

잭 스나이더의 헐리우드 데뷔작 <새벽의 저주>

셀디 2016. 8. 12. 18:07

요즘 DC유니버스를 말아먹는 감독으로 낙인이 찍힌 감독 잭 스나이더도 공포영화로 데뷔를 했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헐리우드에서 활동하는 많은 유명 감독이 공포영화로 시작을 한 경우가 참 많다. 잭 스나이더도 그 중 하나로 계속 좋은 행보를 이어나갈 감독으로 보였으나 대중과 평단으로부터 그리 인정은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포함한 소수의 그의 팬들은 그의 작품을 계속 보길 원하고 있다. 그만큼 자신의 색이 뚜렷하고 인정할 수 있는 특징이 있는 감독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헐리우드 최고의 스타일리스트 감독이라 꼽고 싶다. 그럼 그가 연출한 <새벽의 저주>는 어땠을까?

 

 

요즘 <부산행>으로 좀비 영화가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

<월드워Z>같은 대규모 좀비물부터 <워킹데드>와 같은 미니시리즈도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

<새벽의 저주>가 나오기 전에는 <28일후> 시리즈가 좋은 평을 듣고 인기를 얻었다.

그 와중에 서로가 서로를 닮아 좀비물에는 정형화된 특징들이 하나둘씩 각인되기 시작했다.

 

 

우리의 잭 감독님

12년전이나 지금이나 모습은 똑같다.

 

 

촬영현장의 슬레이트

배우는 피범벅이 되어있지만 표정은 평온해 보인다.

 

 

이 영화속 주인공들의 아지트인 쇼핑몰

이 영화의 영향일까?

캡콤의 좀비 무쌍 게임 <데드라이징>도 굉장히 흡사한 쇼핑몰이 주 무대로 나온다.

 

 

대재난에 부딪힌 생존자들을 통해 인간성을 살펴보려는 시도도 있었다.

이런 공식은 재난 영화와 좀비물에 흔하게 사용되는 설정이다.

이기적인 사람, 희생하는 사람, 선동하는 사람, 외면하는 사람, 의심하는 사람 등등 서로가 같은 편이 될것만 같지만 그 안에서 또 적이 생기곤 한다. 이러한 테마는 드라마에서도 게임에서도 다뤄지고 있다. 그와 함께 역시나 등장하는 발암 캐릭터들... 그런 인물들을 참고 보지 못하는 사람들에겐 이런 류의 영화들이 최악으로 다가오기도 하는 것 같다. 이건 <부산행>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좀비물은 아니지만 비슷한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보여주며 고립된 인간들을 다룬 <미스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렇지만 그건 현실일 것이다. 사람들이 다 한결같고 서로를 배려한다면 뭐가 문제일까...

 

 

영화를 볼 때는 몰랐는데 좀비 분장이 꽤 디테일하다. 생각보다 두터운 분장을 한 것 같다. 거의 마스크를 쓴 정도랄까.

 

이 영화는 중후반을 넘어서면서 부터 생존영화이면서 동시에 액션 영화로 거듭난다. 거기에 잭 스나이더 특유의 리듬감 있고 화끈한 액션 시퀀스가 덧붙여져 있다. 물론 지금보단 세련되지 않고 투박한 느낌이 강하지만 오히려 공포영화에선 그런 투박함이 더 효과가 컸던 것 같다. 영화는 생각보다 짜임새가 있었고 소소한 재미와 거친 똘끼가 한 데 뭉쳐진 느낌이었다. 전형적인 성공한 감독의 데뷔 호러물스럽다랄까? 물론 지금은 잭 스나이더가 성공한 감독이라 장담할 수는 없다. 큰 프로젝트를 맡고 있고 돈은 많이 벌고 있을지라도 작품으로 그를 높게 평가하는 사람은 드물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잭 스나이더 다시 좀비물 만들어볼 생각은 없을까? <새벽의 저주2>가 그의 지휘아래 다시 나온다면 꽤나 인기를 끌 것 같은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