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감상/애니 감상

오시이 마모루의 극장판 <공각기동대>(1995)

셀디 2017. 3. 31. 22:39

이번주엔 <공각기동대> 첫 실사 영화가 개봉을 했다. 원작을 만든 일본에서 제작하지 않고 헐리웃에서 제작했으며 스칼렛 요한슨이 쿠사나기 모코토 역을 맡아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이다. 이 실사 영화에 대한 소감은 다음에 올리고 그에 앞서 그 원작이라 할 수 있는 1995년 오시이 마모루에 의해 탄생한 극장판 <공각기동대>의 간단한 소감을 남기고자 한다.

 

 

이 포스터는 2017년 3월을 개봉일자로 가리키고 있다. 왜냐하면 현재 재개봉을 했기 때문이다.

사실 어둠의 루트를 제외하고는 요즘 이 작품을 서비스하는 곳이 많지 않아 정식루트로 보기 힘들었는데 다행이라 할만하다.

실사 영화 개봉을 앞두고 적절한 시도라 보여진다.

그리고 당시엔 극장에서 볼 수 없었던 영화였기에 이번 기회에 극장에서 그 감동을 느끼고자 극장을 찾을 팬들도 많아보였다.

다만 역시 상영관이 많지 않다.

너무 매니아틱한 작품이기도 하고 보통 재개봉작은 상영관이 많지 않은 것이 일반적이니 놀랍지도 않다.

 

 

애니의 오프닝은 쿠사나기 소령의 탄생 장면으로 시작한다.

1995년을 생각하면 상당히 놀랍고도 인상적인 장면이 아닐 수가 없다.

여체를 성기를 제외하고 그대로 보여주는데도 불구하고 이 애니는 현재 12세 관람가 판정을 받았다.

(재밌게도 선정성도 폭력성도 이보다 훨씬 덜한 TV판은 청불이다)

 

 

배경은 홍콩의 분위기와 굉장히 흡사하다.

특히 도시의 마천루 위로 저공비행을 하는 항공기의 모습이 인상적인데 이 장면이 몇차례 등장한다.

 

 

남자주인공격인 바토의 모습이다.

<공각기동대>의 설정은 영화 <블레이드 러너>와도 사뭇 비슷하다.

나중에 설명하겠지만 영화판은 더욱 <블레이드 러너>와 비슷한 색채를 띠고 있다.

 

 

애니의 도입 장면

 

 

극장판의 쿠사나기 소령의 눈빛은 정말 인상적이다.

마치 의중을 알 수 없는 생명 없는 듯한 눈빛이 기억에 남는다.

 

 

당시로선 정말 파격적인 장면이 많이 등장한다.

지금봐도 전혀 촌스럽지도 유치하지도 않은 장면들이다.

 

 

이 일러스트는 또 다른 느낌을 주는데 쿠사나기 모토코의 작화는 작품마다 많이 변하는 것 같다.

 

이 작품이 명작임에는 틀림이 없다 생각하지만 반대로 지루한 작품인 것 또한 변함이 없다. 물론 개인에 따라 전혀 지루함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너무 지루할 것이다. 이것은 무협이라고 봤다가 낭패를 경험한 왕가위의 <동사서독>을 보는 느낌이랑 사뭇 비슷하다. <매트릭스>(이 작품에 영향을 받은)를 기대하고 <공각기동대>를 봤다간 <동발불패>를 기대하고 본 <동사서독>과 비슷한 느낌을 받을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이 작품은 어떤 드라마나 액션보단 대사나 절제된 장면들에 철학적 의문을 던져주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보는 사람에 따라 이게 무슨 말이야 당나귀야 하는 반응을 보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걸 떠나 몇몇 인상적인 장면들과 OST만으로도 오시이 마모루의 작품은 충분히 빛을 발한다. 화면은 무미건조한 느낌이 가득하지만 그게 이 작품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미래적인 분위기에 뭔가 테크노 스럽고 펑키하거나 헤비메탈 스타일의 음악이 아닌 굉장히 잔잔하면서 동양적인 음악이 흐르는데 그런 음악이 이 작품의 완성도에 큰 기여를 했다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의 드라마는 헐겁고 약하다 생각하기에 세간의 평가와 다르게 그렇게 높게 쳐주고 싶진 않지만 파격적인 비주얼 연출과 OST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이 후속작인 <이노센스>를 먼저 봤는데 그 작품은 전혀 기억에 남지 않았다. 그저 지루하단 생각이었는데 이 작품은 달랐다. 그리고 TV판 1기도 초반 몇편을 봤는데 역시 조금 지루한 편이다. 그것도 감상이 마무리 되면 한번 소감을 남겨보도록 하겠다. 실사판 소감도 금방 올릴 예정이다. 

 

아! 문득 떠올랐는데 <디어사이드3>라는 비운의 국산 어드벤처 게임이 있었다. 팬들 사이에선 상당한 명작으로 일컬어지는 매니악한 게임인데 나도 그 팬 중 하나이다. <디어사이드3>는 1997년 작품이었는데 이 작품도 게임치고 상당히 난해하고 철학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무채색의 삭막한 도심의 표현이라든가 여러면에서 <공각기동대>의 영향을 받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게임에 대한 소감도 나중에 남겨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