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감상/영화 감상

<맨인더다크> 저예산 공포/스릴러의 쫄깃함

셀디 2016. 9. 23. 13:46

※ 이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없습니다.(간략한 시놉시스는 포함)

 

오랜만에 시사회로 영화를 관람했다.

지난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에서 상영되고 꽤 좋은 입소문이 돌고 있는 영화 <맨인더다크>이다.

올해도 많은 공포영화들이 극장에 개봉을 했고, 비교적 큰 규모로서 <컨저링2> 같이 흥행에 성공한 영화도 있고 저예산이면서도 국내에서도 쏠쏠한 재미를 봤던 <라이트아웃>같은 영화도 있었다. 그러나 역시 비주류 장르인 공포영화는 대부분 맥을 못추고 자취를 감춰야만 했다. 평도 이 두 영화를 제외하면 그닥 좋은 소리를 들은 작품이 없었던 것 같다.

 

아! 한 작품 간과를 했다. 올해 최고의 공포영화는 바로 <곡성>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작품을 너무 메인스트림에 넣다보니 장르가 공포임을 잠깐 잊게 되는 것 같다.

 

어쨌든 그 분위기를 이을 수 있는 기대작으로 꼽히던 <맨인더다크>는 과연 어떤 영화였을까?

 

 

<맨인더다크>란 한글 제목 밑에 영어로도 MAN IN THE DARK라고 씌여있지만 원제는 Don't Breathe다.

'숨쉬지마'라고 해석할 수 있는데 영화를 보면 왜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3명은 상습 빈집털이범 일당이다.

그러던 중 혼자 사는 눈먼 노인(스티븐 랭)이 거액의 현찰을 집에 보관 중이라는 정보를 입수하고 그 집을 털 계획을 한다.

마지막으로 한번만 크게 털고 손을 떼려는데...

 

 

그런데 그 집에선 생각보다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고

집 주인은 정말 어마무시한 사람이었다.

 

 

피해자이지만 진정한 공포의 존재였던 눈먼 노인

위와 같은 심장 쫄깃한 상황이 끊임없이 펼쳐진다.

공포에 질린 연기를 잘 해낸 딜런 미네트(알렉스)는 어떤 관객이라도 그의 편을 들 것이다.

 

 

공포영화에 여성 피해자를 빼놓을 수가 없지.

록키(제인 레비)는 필사적으로 살기 위한 발버둥을 친다.

그녀는 <이블데드>(2013)에 이어 다시 한번 공포영화의 주인공을 맡았다.

누구보다도 비명을 잘 지르고 공포에 떨 준비가 된 배우랄까?

그 때 샘 레이미와의 인연이 이번 작품까지 이어진 것 같다.

※ 샘 레이미는 <이블데드>와 <맨인더다크>의 제작을 맡았다.

 

 

과연 눈먼 노인의 공포 속에서 빈집털이범들은 무사할 수 있을까?

 

이 영화는 설정부터가 아주 신박하다. 스토리는 단 몇줄로 오프닝부터 엔딩까지 설명이 가능하지만 설정만 놓고 보면 재미진 요소가 많다. 일단 이 영화의 피해자가 누구인가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먼저 강도 3명은 겉으로 보자면 누가 봐도 악인이다. 반면 집주인은 장애인이며 얼마전 딸까지 잃은 불쌍한 늙은이로 설정만 보면 누가 봐도 피해자이자 약자처럼 보인다.(물론 영화 보기전에 그 반대가 될 것은 다 알고 볼 것이다) 그럼 보통 관객들은 약자의 편이 되어 보기 마련이지만 이 영화는 내내 관객들에게 혼동을 준다. 과연 어느쪽 편에 손을 들어줘야 맞는 것인지. 그게 바로 이 영화를 보는 또 하나의 재미라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눈먼 집주인은 설정상 사람일 뿐 마치 공포영화속에서 보던 크리처와 별반 다르지 않은 역할을 한다. 그게 식상하다는 게 아니라 그러하기에 더욱 신선했다. 기존에도 어둠속에서 눈먼 괴물에 쫓기는 영화는 분명히 있었다. 그러나 그게 괴물이 아닌 사람이라면? 뭔가 더 현실적이어서 몰입이 되었던 것 같다. 노인이 나타나 강도들 주변을 거닐 때마다 관객도 똑같이 좌석에서 움직이지 못하고 숨죽일 수밖에 없는 긴장감을 선사한다. 단순한 구성이지만 대단한 연출을 만들어낸 감독과 집을 설계한 프로덕션 디자이너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특히 카메라 워킹이라든가 소리와 빛을 이용한 연출은 이 영화의 백미라 할 수 있겠다. 페데 알바레즈 감독은 샘 레이미와 함께 했던 전작 <이블 데드>에 이어 <맨인더다크>까지 심상치 않은 연출력을 선보였는데, 제임스 완의 계보를 이을 공포영화 감독으로 기대가 된다.

 

혹시 <유아넥스트>란 공포스릴러를 기억하는가? 다른 제작진의 작품이지만 그 영화에 대한 기시감도 드는데 그 영화를 즐겁게 봤다면 이 영화도 상당히 재밌게 볼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올해 최고의 저예산 영화로 손꼽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