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감상/영화 감상

떡밥을 품고 돌아온 <클로버필드 10번지>

셀디 2016. 4. 8. 10:53

※이 글엔 스포일러가 없습니다.

 

2008년에 나온 영화 <클로버필드>를 보고 셀디는 매우 놀랐다.(이것도 인생영화로 등극)

1인칭 시점의 촬영 방식 때문은 아니었다. 완전 새로운 것은 아니었으니까.

그걸 어떻게 활용했는가 그리고 그런 다큐스러운 화면만으로 이끌어낸 스토리텔링에 감동을 먹어서였다.

보통 극장에서 1회만 관람하는 경우가 많은데 진짜 좋게 본 영화는 2회차까지 극장에서 보는 편이다.

그런 영화가 <클로버필드>였다.

그래서 후속편에 대한 기대가 정말 컸다.

후속편은 일반적인 정극이 될것이란 생각이 있었는데 역시였다.

전작의 연장선에서 출발하지만 두 작품은 많이 다르다. 물론 떡밥이란 측면을 빼고.

 

 

 

길게 뻗은 필 자의 타이포가 이 영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오프닝 크레딧에서도 이런식의 디자인을 많이 활용하였다.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테드는 정말 아름다운 배우라 생각한다.

그런데 영화마다 이미지가 너무 달라서 내가 아는 그 배우인지도 몰랐다.

개인적으로 <데스 프루프>에서 치어리더복을 입고 나왔을 때가 비주얼로는 최고였다.

이 영화에선 왠지 생김새가 에바 그린이랑 비슷하단 느낌을 받았는데 나만 그런건가.

하여튼 불안정하고 경계심 많은 캐릭터를 잘 소화해 냈다.

 

 

주요 등장인물이 총 3명 밖에 안되기 때문에 3인 대화, 혹은 2인 대화 장면이 많은데

대화 장면 자체에서 주는 긴장감이 상당하다

납득하기 힘든 상황에 처한 그들이 서로를 경계할 수 밖에 없기에 단순한 대화에서도

마치 관객들에게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은 불안한 기분을 전달해준다.

 

 

존 굿맨은 이 영화에서 키를 쥐고 있는 핵심 인물이다.

여기서 키는 진짜 열쇠이기도 하다.

관객들도 이 인물이 어디까지 진실을 말하고 거짓을 말하는지 알 수가 없기에 끝까지

주인공인 미쉘과 같은 심경에서 영화를 바라볼 수 밖에 없다.

그러한 부분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다.

 

영화는 중간 중간에도 그러하고 마지막도 그렇고 여러가지 떡밥들을 던져놓았다.

그런데 그 떡밥은 떡밥일 뿐이지 어떤 해답을 보여주진 않았다.

몇몇 장면에선 분명히 감독이 심어놓은 단서가 있을 것임에 분명하다.

아마 의미없는 장면은 많지 않을 것이라 판단되는데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갖가지 해석이 나오지 않을까.

물론 영화 자체가 난해한 건 전혀 없다.

전작과 연결고리도 있고 셀디도 나름대로 전작과는 어떻게 연결되는 건지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나중에 <클로버필드>에 대한 리뷰도 해보겠지만 이 영화는 후속작임에도 장르가 다르다.

이건 단순 촬영 방식 때문에 다르다는 것이 아니라 내용 부분에서 그러하다.

전작은 재난 영화를 가장한 멜로드라마였던 반면 이번작은

철저한 스릴러물이라고 보는 것이 맞겠다.

같은 소재와 세계관으로 이렇게 다른 장르의 영화를 만드는 것도 대단한 것 같다.

그런면에서 쌍제이 감독은 감독으로서 뿐만 아니라 제작자로서도 참 대단하단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