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감상/영화 감상

<시간이탈자> 솔직한 감상

셀디 2016. 4. 13. 23:12

※스포일러는 최대한 자제했으나 혹시 모르니 주의해주세요.

 

방금 <시간이탈자>를 막 감상하고 왔다.

개인적으로 시간을 소재로 한 작품들을 좋아하기에 무조건 관람해야 하는 작품 목록에 있던 영화다.

거기에 좋아하는 이진욱, 조정석, 정진영, 임수정까지 나왔으니 안 볼 이유가 없었다.

그리고 멜로의 감수성만큼은 인정하는 곽재용 감독까지...

 

이 영화는 스릴러와 멜로의 장르를 교배한 작품이다.

거기에 과거와 현재를 소통하는 초자연적 미스터리 구조까지 곁들여져 있다.

그런데 영화를 보면서 자꾸 떠오르는 작품이 있었다.

최근 블로그에 올렸던 게임 <코그니션 : 언 에리카 리드 스릴러>이다.

(http://datekorea.tistory.com/23)

스토리는 다르지만 주인공들이 보는 과거와 현재의 연결 고리를 통해 사건에 다가서는 것이 특히 그러했고, 더 구체적으로 다루자면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언급할 수 없지만 너무 비슷한 부분이 많았다.

물론 이 얘기가 표절이라는 뜻은 아니다.

시간을 소재로 한 영화나 게임들이 워낙 비슷한 내용을 차용하고 있기 때문에 그 변주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큰 틀은 비슷하지만 속 내용은 많이 다르니까 표절은 아니다.

하지만 이 작품에 영감을 받아 탄생시켰을 것이란 생각을 해도 무리도 아니다.

 

그럼 이 영화가 갖고 있는 강점은 어떠한지 조금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다.

 

 

감성추적 스릴러라는 카피는 꽤 마음에 든다.

내 관람욕을 크게 자극한 카피이니 일단 나에겐 성공했다.

 

 

조정석이 바로 과거의 남자이다.

납득이의 모습을 완전히 지워버린 조정석, 너무 잘생겼다.

그런데 이 영화 초반엔 모든 배우들이 너무 겉도는 느낌이 났다.

마치 '나 지금 연기해요' 하면서 연기하는 느낌이다.

심지어 정진영도 그렇게 느껴졌다.

사실 마지막까지도 이 영화에서 배우들의 연기는 높게 쳐주지는 못하겠다.

 

 

이진욱은 현재의 남자이다.

이진욱이 맡은 캐릭터가 극을 잘 이끌어 나가야 하는데 시나리오상 뭔가 비는 느낌이 많이 났다.

<시그널> 생각도 나고 차라리 드라마로 만들어졌다면 더 대박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난다.

 

 

이 작품은 스릴러 반, 멜로 반이다. (짬뽕반 짜장반도 아니고 뭐..)

그러나 그 전체를 관통하는 것은 멜로라 봐도 좋을 것 같다.

스릴러로서 시간의 차이를 두고 추적하는 건 좋은데 범인에 대한 이미지 구축은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극이 긴장감 있게 진행되다가 맥이 빠져버릴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멜로라인에서 오는 평가가 더 좋은 것 같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임수정과 남자 배우들의 케미는 그닥 좋지 못했다는 생각이다.

전반적으로 차별화된 스릴러를 만들기 위해 시간이란 소재와 멜로라인을 굵직하게 만들어두었는데 전체적인 스토리는 기존 타임리프물들과 차별점은 없다. 즉 새로울 건 전혀 없다는 것이다. 강조하고 싶었던 건 '영원한 사랑'같은 이상적인 것이 아니었나 싶다.

 

* 옆에 있던 여자 둘은 무섭다고 난리였는데, 사실 무서운 장면 많지 않다. (스릴러 치고는 약한 편 정도라 해두자)

* 영상미는 진짜 예쁜 장면이 많다.

* 썸타는 분들에게 추천은 어느정도는 한다. (스릴러에 대한 거부감만 없다면)

* 시간을 소재로 한 영화를 하나 추천하자면 조금 복잡한 내용이지만 <타임 패러독스>를 보길 권한다.

* 이와 비슷한 영화로 <동감>과 <시월애>등이 있는데 거기엔 스릴러적 요소가 전혀 없다. 그런데 조금 더 고독한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