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감상/영화 감상

<배트맨 대 슈퍼맨 : 저스티스의 시작> 좋았던 건 나뿐인가?

셀디 2016. 4. 13. 15:31

※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내가 이 영화를 관람한 건 개봉 당일이었는데, 이제야 소감을 남긴다.

당시엔 블로그를 개설하지 않았던 때였으니까.

지금은 좀 수그러들었지만 논란의 대상이 되었던 영화이니 남길 여지가 있다고 본다.

사실 논란이라기 보단 비난 세례였지만 말이다.

 

먼저 제목에서도 밝혔지만 난 이 영화를 좋게 봤다.

비판적인 시각들을 접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조금 더 좋다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가장 많은 비난을 받았던 장면인 '마사!'도 그닥 위화감이 없었다.

그렇지만 이 영화가 개연성이나 뚜렷한 목적 의식 없이 사건이 진행된다는 것은 나도 어느정도 동감한다.

그런 비난 세례 때문이었는지 특정 캐릭터에 대한 호감 때문이었는지 난 2회차까지 감상하고 말았다.

2회차 때는 인터넷상에 퍼져있는 이 영화가 '까이는 이유'에 대해서 세뇌를 당하고 간거나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2회차를 보면서 그런 주장들이 설득력이 있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게 됐다.

2회차는 1회차만큼의 감명은 없었던 것이었다.

아무래도 순수하게 즐기고자 갔던 1회차 때의 마음과 다르게 왜 그런 비난을 받아야만 하는가 다시 보면서 분석하려고 하니 그랬던 것 같다.

내가 관대했던 것인지 약간 부실했던 부분들은 1회차에 거의 거슬리지 않는 수준이었고 몇몇 장면은 날 전율케 했다.

그 전율케 했던 장면들은 2회차에서도 마찬가지였으니 결과적으로 나에겐 여전히 재밌는 작품으로 남게 되었다.

블루레이로 감독판이 출시가 되면 과연 어떤 이야기가 오갈지 궁금해진다.

 

 

 

이 갈등의 시작을 설명하기에 시간은 너무 부족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충분한 이유는 있지만 관객들을 납득시키는 데에 실패를 하고 말았다.

 

 

이 둘 모두 결론적으로는 불안정한 자아를 갖고 있다.

나름의 신념이라는 것이 있는 존재이지만 이 영화에서 이 둘 모두 그 신념에 의문을 품게 된다.

배트맨은 항상 그러했지만 스나이더 감독이 직접 말했듯이 여기서의 배트맨은 더욱 어둡게 그려진다.

난 그런 배트맨이 더 마음에 들었다.

나도 크리스찬 베일의 배트맨을 역대급으로 좋아하긴 하는데 왠지 코믹스의 이미지와는 벤 애플렉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또한 영화속에서 보여준 성격 또한 벤 애플렉이 좋았다.

앞으로 밴 애플렉 주연의 단독 배트맨이 나온다면 너무 즐거울 것 같다.

 

 

갤 가돗...시오니스트란 이미지 때문에 싫어하는 사람은 정말 싫어하지만

원더우먼을 맡은 갤 가돗은 정말 완벽했다.

개인적으로 린다 카터의 원조 원더우먼의 코스튬이나 글래머러스함을 정말 좋아하는데

갤 가돗은 보다 날렵한 이미지에 액션에서는 어마어마한 임팩트를 보여줘서 빠질 수 밖에 없었다.

혹자는 원더우먼이 이 영화를 하드캐리했다고도 한다.

 

 

배트카... 볼 때 마다 정말 무시무시하다.

개인적으로 이번 버전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슈퍼맨역에 헨리 카빌은 이번으로 두번째 슈퍼맨 영화에 출연하게 됐다.

앞으로도 슈퍼맨 하면 헨리 카빌의 이미지가 굳어질 것 같다.

이번 영화에서 심리적으로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는 캐릭터이다.

그를 향한 시선 또한 여러가지로 존재한다.

문득 특정 정치인이 떠오르기도 했다.

반대파 또한 만만치 않지만 지지하는 세력 또한 만만치 않다.

 

 

렉스 루터는 기존에 알던 이미지와 많이 다른데 어느게 원작이랑 더 잘 맞는지는 모르겠다.

이 영화를 렉스 루터의 관점에서 보자면 <렉스 루터 : 더 비기닝>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제시 아이젠버그는 항상 무언가 정서가 불안해 보이고 하이톤의 목소리에 속사포 같은 속도로 말하는 캐릭터를 주로 맡는데 성격이 좀 굳어지는 듯하여 아쉬움이 남는 배우이다.

 

말 많은 캐릭터 로이스 레인

가장 좋아하는 여배우 중 하나인 에이미 아담스라 좋아하지만 사람들에겐 좀 별로인가 보다.

두번째 보고 나니 행동에선 좀 아쉬운 면이 있는 캐릭터이다.

특히 마지막 극적인 순간에 버렸던 크립토나이트 창을 다시 찾으러 가는 장면이다.

일종의 직감이었을까?

추가로 난 그때 아쿠아맨이 나타나서 창을 줄까 하는 기대도 했는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원더우먼은 정말 아마조네스 전사같은 이미지이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성과 하나를 꼽으라면 <저스티스 리그>가 아니라 <원더 우먼>의 시작을 알렸다는 것이다.

내년 개봉되는 단독 작품을 사람들이 기대를 많이 할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이 영화는 호불호가 상당히 갈릴 부분을 많이 갖고 있는 영화다.

절대 찬사받을 영화가 아니라는 것에는 나도 동감하는 바이다.

그렇다고 남의 의견에 휘둘릴 필요는 없다.

문화라는 것은 온전히 받아들이는 자의 주관적인 감상이기 때문이다.

난 이 영화가 왜 좋은지 일일이 따져가며 설명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나도 욕먹고 있는 이 영화속 대사 하나로 마무리 하려고 한다.

 

"Just a feel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