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보려고 벼르던 연극 <클로저>를 이제야 감상을 했다.
영화 <클로저> 감상 후 약 3년만인 것 같다. 영화도 개봉 후 한참을 지나서야 본 것을 감안하면 연극을 감상하기까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특히 이번에 공연한 <클로저>는 영화 감독인 노덕 감독이 연출하여 더 관심을 끌었다.
그리고 연극계에 잔뼈가 굵은 배성우와 요즘 영화계에서 떠오르는 스타로 발돋움 하고 있는 박소담을 보고 싶어 그들의 공연을 예매해서 봤다.
역시 인기스타가 나오는 날짜는 좋은 자리 구하기가 힘들었다. 아니 미리 예매를 하지 않았다면 금새 매진이 되었을 것이다.
연극 공연치고 결코 저렴한 편은 아닌데도 이렇게 인기가 있는 건 역시 작품의 명성과 스타급 배우, 연출자들이 협업을 했기 때문일 것이다.
영화를 보았다면 누구나 기억할 수 있는 명대사가 있다.
아마 명대사 중 가장 짧은 대사가 아닐까 하는데 바로
"Hello stranger"
직역하여 "안녕 낯선 사람"으로 번역됐다.
더 나은 표현은 없을 것 같다.
오히려 연극적 대사에는 조금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무대 세팅은 간결했으나 효과적으로 연출이 되었다.
개인적으로 노덕 감독의 <연애의 온도>를 정말 좋아하는데 남녀 관계를 아주 섬세하게 연출한 것이 기억에 남았다.
그렇기에 <클로저>같은 작품을 그가 어떻게 무대화 했는지 너무 궁금했다.
이전에 올라갔던 버전을 봤더라면 연출적인 면도 비교를 할 수 있었을텐데 그러하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가장 좋았던 점은 영화 대부분의 씬과 대사를 그대로 옮겨두었다.
어찌보면 안일하지만 충실하다고 볼 수도 있겠다.
영화를 본 지 몇년이 흘러 뚜렷하게 기억나지 않았지만 연극을 보며 영화 내용을 되새길 수 있었다.
반면 가장 아쉬웠던 점은 영화의 상징과도 같았던 인상적인 오프닝과 엔딩씬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하니 당연히 데미안 라이스의 'The blower's daughter'도 없었다.
내심 그 장면을 어떻게 연극적으로 표현할까 너무 기대했는데 쏙 빠져있어서 실망감이 좀 컸다.
배우들의 연기는 나무랄 데가 없었다.
특히 배성우는 의사인 래리역에 너무 잘 어울렸다. 코믹함의 한 축도 전담하고 있고 말이다.
박소담은 전체적으로 무난했고...
이동하는 정말 잘생겼고 특히 목소리가 너무 좋았다. 다만 너무 반듯해서인지 주드로의 그 약간 바람기 있어보이면서도 찌질한 면모는 다 뿜어내지 못한 것 같은 아쉬움이 들었다.
김소진은 차분한 목소리에서도 뿜어져 나오는 내공이 있었으며 영화속 안나와도 잘 매치가 되었다.
어제 공연이 종료가 되었다. 사실 이 작품을 감상한 건 11월 1일이었다. 너무 늦게 올려버린 포스팅...
다음에 다른 연출가와 캐스팅으로 다시 무대에 올리게 되면 재감상을 해보고싶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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