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감상/공연 감상

블루스퀘어에서 본 뮤지컬 <시카고> 오리지널 내한공연

셀디 2017. 6. 6. 16:29

영국 여행을 할 때 웨스트엔드에서 꼭 보고싶었던 뮤지컬이 <시카고>였다. 하지만 당시엔 공연 중이질 않아 끝내 관람을 뒤로 미뤄야만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시카고>는 얼마든지 볼 수 있으니까. 그리고 정말 유명 뮤지컬 답게 잊을만 하면 공연이 시작되곤 했다. 하지만 이상하리만치 내겐 기회가 찾아오지 않았다. 그리고 이번에 오리지널 내한공연을 관람할 기회가 드디어 왔는데, 이마저 그냥 지나칠 뻔 했지만 참 고마운 사람 덕분에 관람 기회를 놓치지 않을 수 있었다.(관람 기회를 준 JL님에게 감사를 전한다)

 

 

블루스퀘어 지하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삼성전자홀로 갔다.

 

 

시카고 오리지널 내한공연의 출연진 사진이 로비에 큼지막하게 걸려있었다.

 

 

블루스퀘어 티켓박스

과연 현장 판매분도 남아있었을까?

 

 

블루스퀘어는 당일 공연 관람객에겐 4시간 4,000원으로 주차료를 받는다.

우리는 다소 일찍 도착해서인지 사전정산을 했음에도 초과된 5,000원을 지불해야만 했다.

 

 

나 <시카고> 관람왔어요~ 할 수 있는 포토존.

 

 

커튼콜 때 찍은 유일한 공연장내의 사진이다.

 

관객들의 반응은 상당히 좋았다. 그리고 롭 마샬 영화만 감상했던 내게도 익숙한 노래들이 흘러나와 지루할 틈은 없었다. 오리지널 다운 뛰어난 안무와 연기력, 가창력 등 무대 위에서 전해지는 에너지가 뒷자석까지 전해질 정도였다. 하지만 다소 아쉬웠던 점이 있었는데 값비싼 VIP석임에도 불구하고 무대와는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어 과거 A석에서 보던 느낌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점, 그에 따라 배우들의 얼굴과 표정 변화를 읽을 수 없었다는 점 등이다. 지금 하고 있는 대형 뮤지컬들이 대부분 안고 있는 문제가 아닐까 싶다. 과거엔 그래도 VIP석이라 하면 꽤 괜찮은 자리였는데 말이다. 그리고 아무래도 오리지널이다 보니 자막을 봐야 했는데 시력이 딱히 좋지 않은 나는 좌우 자막을 보는데 좀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자막을 포기하고 최대한 나의 리스닝 실력과 이미 알고 있는 스토리에 의존해서 배우들의 퍼포먼스를 감상하는 것에 집중을 하면서 보았다. 가끔 자막을 확인해보곤 했는데 다양한 폰트와 글자크기를 이용해서 자막을 활용한 건 꽤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보통의 뮤지컬과는 다르게 무대 위, 그것도 정가운데에 연주팀이 있는 것이 이 공연의 특징인데 이들이 무대에서 차지하는 공간이 커서인지 전체적인 무대의 활용도와 변화는 큰 공연치고는 간촐하다고 느껴지기도 했다. 다른 뮤지컬들에 비해 화려하고 거대한 스케일을 자랑한다는 느낌은 아니었다. 아무래도 재즈와 그에 어울리는 배우들의 안무와 춤이 주가 되니 이런식의 무대디자인을 한 게 아닌가 싶었다.

공연을 보고 나오면서 드디어 소원 성취를 한 기분이었지만 오히려 아쉬움이 더 크게 남았다. 내한공연을 재관람 하긴 그렇고 나중에 국내 버전으로 다시 한번 관람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만약 기회가 온다면 그땐 완전 맨 앞자리를 예매하고 말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