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감상/영화 감상

남자가 본 <50가지 그림자 : 심연>

셀디 2017. 2. 12. 22:44

제목은 뭔가 있을 것 같지만 사실 굳이 남자가 본 걸 강조해야 하나 싶기도 한 글이다.

왜냐하면 내 감상이 남자를 대표하는 것도 아니고 실제 난 여성 감성에 맞는 영화도 즐겨보는 남자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베스트셀러의 힘을 얻어 제작된 영화인데 우리나라에선 책도 영화도 본토만큼의 반향은 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1편은 알다시피 평가 면에서 최악을 피할 수 없었다.

이번에 나온 2편도 예외가 아닌데 지금 시네21 평점을 보면 0점을 준 기자가 있을 정도...

메타스코어 및 로튼토마토지수 역시 처참하다. 

그럼 난 이 영화를 감상하고 어떻게 느꼈을까 소감을 적어보겠다. 

 

 

영화의 한 시퀀스를 담당하고 있는 가면무도회를 컨셉으로 한 포스터

1편 포스터와 비슷하게 모노톤 포스터는 감각있어 보인다.

 

 

심연에서는 1편의 말끔한 모습의 제이미 도넌 보단 야성미 넘치는 수염을 기른 모습이 많이 나오는데

깔끔한 1편 보단 수염 있는 쪽이 훨씬 섹시하고 잘 생겨 보였다.

 

 

역시 이번 편에도 넘쳐나는 돈 자랑에 여념이 없는 크리스찬씨..

자기 일에 당차고 포부가 있으며 누군가에게 의지하는 것을 싫어하는 자주적인 여자 아나스타샤!

가만 보면 크리스찬은 빼어난 용모와 재력을 갖추고 있지만 사랑 앞에서는 서툰 평범한 남자이다.(아! 성취향 빼고)

그런 크리스찬을 다루는 솜씨가 보통이 아님을 느끼게 해주는 평범한 듯한(?) 아나스타샤는 비범한 여자이다. 

 

 

이쪽 계통 영화로는 레전드인 <나인하프위크>의 주인공 킴 베이싱어가 엘레나역으로 나오는데 역시 세월은 참 야속하다.

그때의 섹시함은 이제 1그램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하지만 베이싱어의 작품 이력 때문인지 이 역할을 맡은 것 자체가 상징적으로 다가왔다.

 

 

2편에는 아나스타샤를 가만 두지 않는 다른 남성도 나오는데 이 부분이 가장 재밌고 흥미로웠다.

원작에선 이 인물의 비중이 어느정도인지는 모르겠으나 비중을 높여서 크리스찬의 애를 더 태웠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난 이 영화를 꽤 재밌게 감상했다. 평론가나 기자들에게 0점을 받을 정도로 무의미한 작품은 아니라 생각된다. 물론 이 작품은 한국드라마의 전형인 신데렐라 스토리와 막장 드라마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어마무시한 미국영화이다. 거기에 성적인 요소를 잔뜩 버무린 19금 영화이기도 하다. 19금을 기대한다면 확실히 1편 보다 야릇한 장면이 많다고 생각한다. 연애 스토리를 기대한다면 아나스타샤가 크리스찬에게 그리고 크리스찬이 아나스타샤에게 어떻게 변해가는가를 보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특히 두 배우의 매력이 상당해서 이 영화의 단점들이 상쇄되는 효과가 있었다. 여전히 호불호가 있는 바 누군가에게 추천하기는 자신 없지만 보고싶어하는 사람을 적어도 말리겠단 심산이 들지 않는 작품이기도 하다. <50가지 그림자> 시리즈는 3편까지 기획되어 있고 실제 3편까지 촬영을 마쳤다고 한다. 연출은 1편의 샘 테일러 존슨이 하차하고 2~3편 모두 제임스 폴리가 맡았다. 제임스 폴리는 인기 미드 시리즈 <하우스 오브 카드>의 연출자이기도 하다. 영화의 큰 분위기는 연출자가 바뀌엇음에도 1편의 톤은 그대로 유지가 된다. 하지만 보지 않아도 3편의 평도 뻔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 한편 1편에서 거의 유일하게 호평을 받았던 OST는 2편에서도 유효하다. 귀가 즐겁고자 한 사람은 2편에서도 어느정도 만족감을 얻을 수 있을 듯하다. 난 아나스타샤를 맡은 다코타 존슨에게 빠져서 눈과 귀를 모두 빼앗겼다. 3편인 <50가지 그림자 : 해방>은 2018년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