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감상/영화 감상

<컨트랙티드2> 이 정도면 잘 빠진 속편

셀디 2017. 3. 9. 16:23

※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지난해에 신개념 좀비영화인 <컨트랙티드>를 소개했었다.

http://seldidate.com/145

 

 

 

이 영화는 정식 후속작으로 전편의 끝에 바로 이어 진행되는 이야기이다.

이 두편을 연달아 감상하면 마치 영화보단 미드 시리즈를 보는 기분이 들 것 같다.

 

그런데 이 영화의 2편은 그닥 평이 좋지 않았다.

물론 대부분 잘 나온 공포영화의 후속편이 좋은 평가를 받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최근작 중에는 <컨저링2> 정도가 떠오른다.

 

보통 1편과 캐릭터의 인기에 힘입어 계속 만들어지는 공포물은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처음 주었던 신선함과 재미는 퇴색되고 이야기도 산으로 가지만 단 하나 컨셉과 캐릭터로 연명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가 간혹 중간에 잘 빠진 작품이 한 두편 나오기도 한다.

 

이 <컨트랙티드2>도 1편에 바로 이어 진행되는 스토리라 그 컨셉과 연출 스타일이 그대로 이어진다.

1편이 좀비로 변해과는 과정을 중점으로 심도있게 다룬 영화라면 이번에는 그 원인을 추적하는 것에도 비중을 두었다.

 

다만 우리는 1편에서 심도있게 다뤘던 부분에 대해서 이미 익숙한 상황에서 2편을 감상하게 된다.

2편의 주인공이 변해가는 과정은 여전히 흥미롭지만 1편만큼의 강렬함은 사그라들었다.(이미 봤었던 거라)

그 대신 범인을 추격하는 내용이 나머지 절반으로 짜여져 있는데 이 부분은 밍숭맹숭하고 실망스럽다.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의 행동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너무 단독적으로 행동할 때가 많아서 경찰인지 사설 탐정인지 헷갈릴 정도다. 수사 장면에서도 개연성도 부족하고 대처도 어이가 없을 수준이다. 나름 <양들의 침묵>같은 느낌을 전달해주고자 한 것 같은데 그 부분에서 실패했다 본다.

 

하지만 이 영화는 우리가 질병에 대해 갖는 그런 공포와 두려움을 전달하는 측면에선 여전히 유효한 힘을 가지고 있는 영화이다. 우리가 어딘가 아파서 병원에 갔을 때, 검사 결과를 기다릴 때, 그리고 자신의 몸이 망가져 가는 것을 볼 때, 주변인들이 또 그렇게 되는 것을 볼 때 음습해오는 공포와 절망 말이다. 이 부분에 있어선 심리적으로 조여오는 맛도 있으면서 혐오스러운 연출로 더 뇌리에는 깊게 각인되는 효과를 이 영화는 선보인다. 1편에 이어 2편도 분장에는 정말 많은 공을 들인 티가 나는데 특수분장팀에게 찬사를 보낸다. 이 영화속 좀비는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떼거지로 몰려다니는 좀비 보다 그 하나 하나가 객체로서 인상적으로 다가오는 영화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참고로 엔드크레딧이 올라간 후에 쿠키 영상이 나온다. 쿠키영상은 꽤 어이가 없을 정도인데 1편을 꼭 봐야지 이해할 수 있는 장면이다. 봤는데도 이해가 안 간다면 1편의 스틸이라도 꼭 찾아보도록 하자.

 

덧붙임 : 분위기로는 3편이 충분히 나올 것 같고 이왕 시리즈로 나온 거 3편까지는 가야 이야기가 마무리 될 것 같은데 2편이 나온지도 시간이 좀 흘렀음에도 아직 별다른 소식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