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감상/영화 감상

<공각기동대 : 고스트 인 더 쉘> 애니에서 실사영화로

셀디 2017. 4. 16. 17:36

※ 스포일러가 없습니다.

 

스칼렛 요한슨이 주연으로 나온 <공각기동대 : 고스트 인 더 쉘>은 처음 제작 당시부터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받았다.

아무래도 원작의 매니아층을 만족시키기 어려우면서도 실사화가 어떻게 될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주요 배우 캐스팅부터 해서 클립들이 조금씩 공개될 때 마다 역시 실망과 기대감이 교차했다.

나는 원작의 팬은 아니다. 원작의 느낌을 좋아하긴 하지만 아주 빠져서 본 작품은 아니었다.

아무래도 원작의 어렵고 철학적인 주제의식과 지루한 스토리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영화는 어떻게 나왔을까?

 

 

스칼렛 요한슨이 바로 원작의 주인공 쿠사나기 모코토를 연기했다.

영화판에선 줄곧 메이저로 나오는데 이와 관련해서도 논란이 많았다.

그 논란은 그냥 논외로 감상평을 남기고 싶다.

일단 몸매를 제외하고는 요한슨의 외모가 원작의 모코토와 비교해서 잘 어울린단 느낌은 들었다.

최근 요한슨이 나온 영화 중 미모 자체는 절정을 달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미래 도심의 사이버펑크스러움은 <블레이드 러너>가 떠오르기도 했다.

원작 애니의 느낌을 살리면서도 조금 더 미래의 분위기가 가득 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몇몇 인상적인 시퀀스들은 오시이 마모루의 작품에서 그대로 따오기도 했다.

시리즈를 다 본 건 아니지만 그 외 몇몇 장면은 다른 시리즈에서 따오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전체적인 틀이나 분위기는 오시이 마모무 작품의 것과 비슷하다.

 

 

앞머리 자른 검은머리의 스칼렛 요한슨의 모습은 매력적이었다.

 

 

모코토 다음으로 중요한 배역인 바토의 모습이다. 바토는 원작처럼 엄청난 거구에 마초적 이미지가 많이 제거되었다. 바토의 터프한 모습은 나름 원작을 모습을 구현하려 노력한 의상과 머리스타일로 뿜어내려 했으나 배우가 워낙 평범한 느낌이라 원작의 느낌과는 사뭇 다르다. 이번 작품의 바토는 뭔가 부드럽고 상냥하고 귀엽기까지 했다. 개인적으로 돌프룬드 그랜이 20년만 젊었다면 바토의 역할에 딱일 거란 생각이 들었다. 큰 키와 덩치, 남성미 넘치는 마스크가 제격이란 생각이다.

 

영화판은 애니에 비해 내용 자체는 난해하지 않다. 나름 철학적 주제는 던지려 하지만 무게감 있게 울리진 않는다. 그렇다고 영화가 가벼운 소품 수준인 것도 아니다. 쾌감 있는 SF액션물을 보려고 이 영화를 선택한다면 대부분 실망할 것이다. 물론 그건 원작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이 작품은 원작을 넘어섰다기 보단 원작을 실사화 했다는 것에 뜻을 둬야할 것 같다. 나름 고민한 흔적이 여기저기 보인다. 클린트 만셀이 만든 음악은 사이버펑크 분위기에 잘 맞아떨어진다. 전체적인 비주얼과 원작의 주요 장면을 재구성한 연출도 나쁘지 않았다. 영화를 다 본 후 느낌은 후속작을 위한 시작 단계의 느낌이 강한 작품인데 과연 후속작이 나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 제작비가 무려 1억2천만불이 들어간 작품인지라 아무래도 전세계 흥행에 실패했으니 후속이 나오는 건 거의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