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감상/영화 감상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간호사 <너스 3D>

셀디 2016. 5. 10. 11:39

※스포일러가 일부 있습니다.

 

몇년 전 이 영화의 트레일러를 처음 보았을 때 화들짝 놀랐다.

무슨 간호사를 성인물에서나 볼법한 이미지로 그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공포물이라니 <사일런트 힐>의 간호사 이후로 꽤 호기심 가는 조합이었다.

그러나 국내 개봉은 하지 않았고 내 기억 속에서도 잊혀져 갔다.

그러던 중 또 유플릭스에서 이 작품의 존재를 확인하고 재빨리 감상을 했다.

 

 

포스터는 정말 인상적이다.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색감과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다.

깔끔하면서도 강렬하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얼굴이라 찾아봤디니 카트리나 보우든이란 배우로 역시 얼마전에 감상했던 <터커&데일VS이블>에 나왔던 배우이다.

그 영화에서도 마음씨 좋은 여자로 나왔는데 이번 작품에도 그런 이미지이다.

그나마 이 영화에서 제대로 된 '간호사'로 나오는 인물이다.

 

 

 

영화를 본 소감은 과거 B급 호러무비의 전형을 보는 것 같았다. 이건 좋은 의미이기도 하고 나쁜 의미이기도 하다. 몇몇 비주얼면에서 세련된 것만 제외하면 특별한 점이 없는 영화이다. 그냥 트라우마를 가진 미친 사이코패스 간호사의 난도질을 그린 영화이기 때문이다. 다만 그 미친 사이코패스 간호사를 연기한 파즈 드 라 휴에타(이름도 어렵네)는 상당히 강렬하게 각인되었다. 섹시함을 필두로 관객과 극 중 인물들을 휘어잡아야 하는 캐릭터인데 첫 등장부터 상당히 중성적인 느낌으로 왠지 모를 거부감을 주었다. 얼굴은 가만히 뜯어보면 여성스러운 면이 있지만 대충 보면 남장 여자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중성적으로 생겼다. 키도 상당히 큰데다 하이힐까지 신고 나오니 영화속에 등장하는 웬만한 남자보다도 높은 위치에서 내려다 본다. 솔직히 옆에 있으면 굉장히 무서울 것 같은 이미지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캐릭터에는 꽤 잘 들어맞았단 생각이다. 적어도 관객들에게도 혐오감과 공포감을 동시에 전달하는 데에 성공했으니 말이다. 영화는 고전 공포영화 <닥터 기글>의 간호사 버전처럼 보인다. 살인마는 나름의 이유가 존재하긴 하지만 결국 살인에 중독된 광인일 뿐이었다. 그리고 나름 치밀하게 계산된 뻔뻔한 살인마의 행동에 관객들 대부분은 혈압이 솟아오를 것이다. 그런 점 때문에 살인마는 더 혐오스러워 보인다. 반면 다른 등장인물들은 너무 바보가 되어버리는 문제가 있다. 이런 부분은 공포영화의 특징이기도 하니 참고 넘어갈 수 있다. 그러나 끝까지 관객들에게 통쾌한 복수를 제공해주지 않기에 깔끔한 마무리를 원하는 관객들에겐 추천하고 싶지 않다. 

 

덧붙여 이 영화는 제목에 조차 3D가 정식으로 들어간 3D 영화이다. 블루레이 3D 타이틀로 출시되었는지는 모르겠는데 굳이 3D일 필요는 없어보이는 영화이다. 대게 3D 영화들이 그렇긴 하지만 말이다. 영화를 보면 딱 그걸 노리고 만든 장면이 있다는 걸 누구나 눈치챌 수 있는데 그런 장면은 손에 꼽을 몇 컷 내외 정도이다. 그마저도 그리 효과가 클 것 같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