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감상/게임 감상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 인터랙티브 게임의 진화

셀디 2016. 4. 4. 17:34

셀디의 큰 취미 중 하나가 게임을 즐기는 것인데, 유독 중요시 하는 요소가 하나가 있다.

 

바로 스토리이다. 이야기 구성이 없으면 그 재미를 느끼기 힘들어 한다.

 

그래서 중독성 게임이나 노가다성 게임은 그다지 즐기질 않고, 깔끔하게 기승전결의 스토리 구조를 가진 게임을 좋아하는데

 

최근엔 텔테일 게임즈가 필두로 유행을 시키고 있는 인터랙티브 어드벤처 게임이 그 취향에 딱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텔테일 게임즈의 <워킹데드>는 인생 게임으로 꼽을 정도로 좋아하는 게임인데 자세한 건 나중에 다시 다루도록 하겠다.

 

오늘은 그러한 인터랙티브 어드벤처 게임 중 가장 최근 인기를 많이 얻은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를 감상해본다.

 

 

 

이 게임은 이렇게 유명 인물의 말을 인용하기도 하고 곳곳에 미국의 인기 있었던 미드에 관한 것들을 이스터 에그식으로 넣어두었다.

 

 

그래픽은 언리얼 엔진을 이용했는데 모델링 퀄러티는 별로 뛰어나진 않지만 빛을 활용한 그래픽은 참 따사롭다.

이 따사로운 그래픽과는 별개로 이야기는 심각한 스릴러라고 볼 수가 있는데

게임내 이스터 에그로도 등장하는 80년대 인기 미드 <트윈픽스>를 닮아있기도 하다.

 

 

그래픽 뿐만 아니라 타이포나 이미지 디자인도 굉장히 훌륭하다.

 

 

 

 

주인공 맥스는 소심하지만 강한 자의식과 선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소리없이 강한 외유내강 스타일의 캐릭터이다.

이 인물이 갑자기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을 가지면서 마을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이다.

 

 

이 게임이 타 인터랙티브 게임들 보다 훌륭했던 점을 들자면(그래봤자 대부분 텔테일 게임들이지만)

보다 상호작용이 가능한 요소가 많다는 것이다.

한정적인 건 마찬가지지만 탐험할 장소가 더 많고 감상해야 할 아이템도 많고 그에 내포된 많은 이야기가

주인공에 몰입되게끔 한다.

그리고 포인트앤클릭 어드벤처 스러운 모습 또한 그 안에서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이야기는 동성애를 꽤 섬세하고 산뜻하게 담아냈던 <곤홈>이란 타이틀과도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은 동성애를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진 않다.

그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피해가고 심지어 게이머에게 선택권을 주기까지 하니 말이다.

어찌되었던 <곤홈>도 그러하지만 이 작품도 우정이라는 틀 안에서 거부감 없이

동성애를 묘사하고 있기도 하다.

 

 

우리가 흔히 미드나 영화에서 익히 봐왔던 미국 문화나 생활에 대한 전반적인 것이 게임 전반에 퍼져있다.

이건 단순히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게이머가 그 안에 동화되어 진행을 하는 것이니

어쩌면 간접 체험이 되었던 것이 아닐까?

 

 

게임은 5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있는데 매 에피소드마다 인상적인 엔딩을 제공해주고 있다.

에피소드 형식은 텔테일이 거의 초창기에 추구를 했지만 요즘엔 대부분의 인터랙티브 어드벤처 게임에서 차용하고 있다.

요즘 플레이 중인 <코그니션 : 에리카 리드 스릴러>는 정통 포인트앤클릭 어드벤처임에도 에피소드 형식이다.

 

 

게임에 대한 부분적인 감상은 여기서 접고 왜 이 게임이 인터랙티브 게임의 진화라고 여겼는지에 몇 마디 남기며 포스팅을 마쳐보도록 하겠다.

내 인생 최고의 게임인 <워킹데드>의 경우 게이머가 선택할 수 있는 여러 선택지를 선택해도 아주 큰 변화는 생기지 않는다.

생겨도 주의깊게 플레이를 해야 눈치챌 수준이며 굵직한 것들은 크게 변하진 않는다.

(선택이 의미없다는 말은 아니다. 괜히 인생게임이 아니다.)

 

이 게임도 그런 면에선 아주 획기적으로 발전하진 않았다. 이건 아직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플레이를 하면서 변화된 그 모든 걸 내가 다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 크게 다르다.

내가 어떤 선택을 했으면 그에 대한 결과가 비교적 바로바로 체감이 되기에 그 선택의 무게가 바로 바로 게이머에게 전달이 된다는 것이다.

그것이 에피소드 별로 별개로 진행되는 것도 아니고 유기적으로 진행된다는 것에서 더욱 놀랍다고 할 수 있다.

그런면에서 텔테일 게임즈의 게임들 보다 2회차 플레이 요소는 충분하다고 보며 인터랙티브 게임으로서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게임이라 할 수 있겠다.

 

거기에 이 게임은 타임리프라는 능력으로 플레이어에게 노골적으로 결과를 대략 짐작해 보고 선택을 할 수 있게 해줬다.

게임플레이의 완벽성을 추구하는 일부 강박적인 게이머들은 인터랙티브 게임을 할 때 미리 저장을 해놓고

이렇게 해보고 아니면 다르게 해보고 결과를 보고나서 최선의 선택을 고르기도 한다.

그런데 그건 게임사가 추구하는 방식에 반하는 플레이 방법이기도 하다.

우리의 인생처럼 자신의 선택을 받아들이고 존중하는 것이 그들이 바라는 것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 게임은 대놓고 되감기 능력을 부여해서 새로운 접근 방식을 던져주었다.

능력이 있으니 당연히 활용해야지!

 

이 게임은 여러 매체의 영향을 받은 듯하지만 컨셉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건 영화 <나비효과>가 아닌가 생각된다.

해당 영화를 본 사람이면 이해가 갈 것이다.

어찌되었든 미래의 인터랙티브 어드벤처 게임의 발전 방향을 보여준 좋은 작품임은 틀림없다.

 

따사로운 햇살, 그리고 감미로운 OST, 건드리면 부서질 것 같은 10대의 감성, 미국 문화의 향기가 느껴지는

기억에 남을 작품으로 평가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