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감상/영화 감상 74

철학이 있는 SF 드니 빌뇌브의 <컨택트>

나에게 헐리우드에서 앞으로가 가장 유망해 보이는 감독을 묻는다면 난 주저 없이 두 명을 이야기 하겠다. 바로 드니 빌뇌브와 데미안 셔젤 감독이다. 데미안 셔젤은 이제 단 2작품을 낸 신인급 감독이지만 드니 빌뇌브는 다수의 장편 연출 경험이 있는 베테랑 감독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현재까지 일반적인 지명도는 흥행에서 두번 연속 성공한 데미안 셔젤 감독이 한 수 위인 느낌이다. 반면 드니 빌뇌브는 명성과는 다르게 국내에서 흥행에 성공한 작품이 단 한 편도 없었다. 그렇지만 그의 작품을 쭉 봐왔던 관객이라면 드니 빌뇌브는 확실히 검증을 받은 믿을만한 감독이라는 데 동의할 것이다. 그의 단편 부터 까지 그의 연출은 본인의 색이 확실했다. 그리고 지금 가 국내 개봉을 했으며 이 작품은 드니 빌뇌브 작품의 국내 흥행..

스너프 필름을 소재로 한 스페인 스릴러 <떼시스>

이번에는 스페인 스릴러 영화를 한 편 추천하고자 한다.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감독이 연출한 1996년작 이다.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이란 이름은 생소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그의 작품 중에 우리에게 익숙한 작품들이 몇 있을 것이다. 톰 크루즈, 페넬로페 크루즈가 출연했던 의 원작 를 만든 것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그는 미국으로 넘어와 영화를 찍기도 했는데 니콜 키드먼과 함께 했던 가 그러하다. 그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보통 스릴러/호러 등으로 그런 장르물에 특화된 감독임을 알 수 있다. 그런 그의 장편영화 데뷔작이 바로 오늘 소개할 이다. 이 작품은 호평을 받아 브뤼셀 판타스틱 영화제에서 유럽 판타스틱 필름 은상을 받기도 했다. 이 영화의 제목인 '떼시스'는 논문이란 뜻을 가진 스페인어이다. 영화속 주인공 앙..

<살인소설2 : 다시 시작된 저주> 과연 볼만한 후속인가?

※ 1편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작년에 뒤늦게서 을 봤다. 에단 호크가 나온다는 점, 스릴러인 줄 알았는데 오컬트 호러물이었다는 점에서 반전이 있었던 작품이었다. 결말이 아쉬웠지만 후반까지 이어지는 서늘한 긴장감은 꽤 높게 쳐줄만한 작품이었다. 1편을 연출했던 스콧 데릭슨 감독은 작년에 블록버스터 히어로물 를 연출해서 흥행에 성공했으며 에는 제작 및 각본으로 참여를 하였다. 그러나 보통 이런 후속작품들의 경우 전작의 후광을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작품 또한 그러했다. 는 2016년 소리소문 없이 VOD로 직행했던 작품으로 기억한다. 2편은 오스왈트 사건(작가인 에단 호크의 일가족이 죽고 아이 한 명이 실종된 사건) 이후를 그리고 있다. 부굴이라는 악마가 아이들을 조종하여 일가족 살인을 일..

로버트 저메키스의 2차대전 스파이 로맨스물 <얼라이드>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이 돌아왔다. 그것도 브래드 피트와 마리옹 꼬띠아르와 함께.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비평을 떠나 흥행에 대실패를 맛봐야 했다. 현재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럴싸한 초대작이 없는 상황에서 개봉했음에도 이 작품은 거의 주목을 받지 못하였다. 브래드 피트의 꼬띠아르와의 염문설과 졸리와의 이혼도 이 작품으로의 관심으로 이어지지 못하였다. 그럼에도 나는 두 배우와 저메키스라는 네임밸류를 보고 이 작품을 감상했다. 는 2차 대전을 배경으로 한 첩보물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첩보 그 자체에 집중하는 영화는 아니다. 첩보작전을 위해 만나게 된 두 인물의 로맨스 라인에 더욱 집중하는 영화이다. 그렇다고 이 로맨스 라인에 집중한 나머지 당대 상황을 소도구에 그치게 만든 작품은 아니란 생각이다. 이목..

권력의 맛?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를 닮은 <더 킹>

한재림 감독의 신작 이 지난주 개봉하여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개인적으로 한재림 감독의 작품은 믿고 보는 편이라 이번 작품에 대한 기대도 컸다. 그리고 시국이랑 너무 잘 맞는 영화이기도 해서 그 관심과 기대는 더욱 높아졌다. 이 영화는 밑바닥에 있던 한 젊은이(조인성)가 권력의 중심까지 치고 올라가는 이야기를 보여주는 영화이다. 마치 맥주 광고를 보는 듯한 이 스틸을 보라! 정우성은 권력의 상징으로 표현되는 인물로 그의 잘생긴 마스크와 긴 기럭지로 캐릭터에 무게감을 싣고 있다. 권력의 틈 사이에서 개처럼 끌려다니며 발악하던 에 비해 엄청난 신분 상승을 이뤄냈다. 이제 중후한 맛까지 풍기고 있으니 마치 저 스틸은 양주 광고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맨처음 이 스틸을 보고 배성우인 줄 몰랐는데 배성우다...

유해진과 현빈의 브로맨스 <공조>

작년 영화계에서 가장 핫했던 배우 중 한명을 꼽으라면 유해진도 반드시 들어가야 할 배우라 생각한다. 그가 원탑으로 영화를 이끌고 흥행몰이를 한 영화 가 있었기 때문이다. 유해진이 은근히 진지한 연기도 하고 스릴러에서 악역까지 맡으며 연기의 폭을 넓히고는 있지만 그의 최대 장점은 역시 코미디에 있다는 것을 증명한 작품이 아닌가 싶다. 그 가 나온지 얼마 안된 시점에서 그를 내세운 코미디 영화가 또 한 편 개봉했다. 이번에는 투탑 체제인데 현빈이 가세한 상황이다.(럭키의 경우 이준이 투탑이라기엔 무게감이 달랐다) 이번에는 코믹하고 정감가는 유해진과 외모와 이미지로 여성팬들을 홀려버릴 현빈의 케미로 얼마나 흥행몰이를 할 수 있을지 일단 영화가 잘 나와야 하니 어떠한가 봤다. 남북의 형사 둘이 만나 공조를 한다..

게임 팬이 바라본 영화판 <어쌔신 크리드>

※ 영화와 게임에 대한 스포일러가 일부 있습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소설과 코믹스, 게임 등의 원작이 영화화 되었다. 그 중에 유독 원작의 힘을 이어받지 못하고 실패를 거듭하는 장르가 있는데 바로 게임을 원작으로 한 작품들이다. 극히 일부의 작품이 그나마 게임의 팬들과 영화 관객들에게 좋은 평을 듣곤 했지만 그 역시 상대적으로 좋은 것일 뿐 영화 자체로 봤을 때 수준급이란 평을 듣기엔 무리가 따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원작으로 한 작품들은 꾸준히 제작 되어 왔다. 2016년에도 많은 팬들을 거느린 워크래프트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가 개봉을 했고 역시 팬층이 두터운 게임인 가 개봉을 했다. 하지만 두 작품 모두 기대를 저버리고 혹평을 피할 수 없었다. 그리고 올해 그 중 나머지 한 작품인 가 뒤늦게 ..

공포영화 추천 케이트 베킨세일 주연 <베이컨시>

요즘 공포/스릴러 장르의 영화를 유독 많이 소개했는데 그 분위기를 이어 오늘도 공포영화 한 편을 소개해 본다. 님로드 엔탈 감독이 연출한 는 2007년 개봉한 영화로 저예산 공포영화이다. 한 도시 외곽 도로변에 위치한 외딴 모텔을 배경으로 살인마들과 위기의 부부 간의 사투를 그리고 있다. 케이트 베킨세일이라는 스타배우가 나옴에도 얼굴 하나 없는 포스터 이 영화의 주무대인 모텔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 영화속 모텔의 전경 전형적인 미국의 허름한 모텔 건물이다. 부부인 데이빗(루크 윌슨)과 에이미(케이트 베킨세일)는 도로에서 차가 고장나 어쩔 수 없이 모텔을 찾게 된다. 손님이 많지 않은 허름한 모텔이라 그런지 주인장부터 불쾌한 인상을 준다. 그런데 모텔은 생각보다 이상한데.. 객실에 있던 비디오테이프에는 모..

이런 곳이 지옥일까? 무간지옥이 있다면 <인시더트>

※ 약간의 스토리 가이드가 있습니다. (공개된 시놉시스 수준) 오늘 소개할 영화는 멕시코의 스릴러/공포영화 이다. 이 영화는 2014년 부산국제영화제에 상영되어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현재 국내에서도 VOD 및 다운로드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많이 알려진 작품은 아니다. 감독 아이즈 에즈반은 이 작품으로 장편영화 데뷔를 했다. 그 뒤에도 줄곧 이런 장르 영화를 연출하고 있는데 공포물에 특화된 감독이 되어가는 것 같다. 찬사로 가득한 포스터. 보통 포스터나 전단지에 저런 찬사는 하나도 믿지 않는다. 특히 어설픈 영화일 수록 저런 걸 많이 내세우는데... 그런데 이 영화를 다 본 시점에서 나도 찬사를 보내고 싶은 심정이다. 아무래도 덜 알려진 멕시코 영화이다 보니 저렇게 홍보하는 게 이해는 간다. 처음 시..

일본 최강 귀신 가리자 <사다코 대 카야코>

※ 댓글에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역대 최고의 공포영화 중 한 편으로 을 꼽는다. 웬만해선 무서움을 안타던 나도 링을 보면서 서늘한 공포감을 느꼈으니 말이다. 물론 그 이후에 나온 의 수많은 후속들과 리메이크 등은 모두 실망스러웠다. 반면 과 함께 가장 무섭기로 유명한 일본산 공포영화 은 재미도 없었고 무섭지도 않았다. 개인적으로 토시오라는 캐릭터만 보면 무섭다기 보단 뭔가 한 대 쥐어박고 싶은 그런 느낌이랄까? 카야코도 의 사다코에 비해서 기괴함은 더했지만 카리스마 같은 건 느껴지지 않았다. 음습해오는 공포감 보단 좀 더 불쾌감을 전해주는 스타일이었다. 어찌되었든 사다코와 카야코는 90년대부터 일본 공포영화를 대표하는 귀신이 되었고 지금도 그들을 능가하거나 견줄만한 귀신이 나오고 있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