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감상/영화 감상 74

이정현을 다시 본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없습니다. 와 관련된 거라면 뭐든 다 찾아보는 셀디가 이 영화를 놓칠리가 없었다. 물론 보는 데까지 너무 긴 시간이 흘렀지만 말이다. 이 영화는 감독의 화법, 하고자 하는 이야기, 배우의 연기, 러닝타임 등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웠다. 개인적으로 참 마음에 들어하는 포스터이다. 많은 걸 함축적으로 얘기해주는 포스터. 열심히 산다고 동등하게 행복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 그것은 사회 시스템에 있을 수도 있는 것이고, 개개인의 욕망 때문일 수도 있는 것이고, 순전히 운일 수도 있다. 그 모든 걸 영화에선 다 보여주는 듯했다. 이정현의 고등학생 때 장면 지금까지 이정현을 본 영화 중에 가장 예쁘게 나오는 영화같다. 억지로 그녀를 예쁘게 그려내려 하지 않았음에도 말이다. 그건 그녀가 보여주..

딱 에머리히표 그 이하도 이상도 아닌 <인디펜던스데이 : 리써전스>

※ 전작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백악관을 그냥 날려버리는 과감함에 놀랐던 20년전 본격 외계인 침공영화 의 후속편이 돌아왔다. 외계인의 규모는 더 거대해졌고, 더 지능적으로 지구인을 공격하는 영화이다. 이 작품은 파괴왕 롤랜드 애머리히를 대표할만한 작품 중 최상위에 손꼽히는 작품의 후속작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아쉽게 윌 스미스가 출연하지는 않았지만 20년 전 주요 배역들이 대다수 그대로 등장하여 당시의 향수를 느끼고자 하는 관객들에게도 어필할만한 작품으로 돌아왔다. 자, 먼저 에머리히 작품은 마음의 준비를 해야한다. 어떤 개연성 있는 이야기로 관객들을 영화에 빠지게 하느냐가 아니라 그런 거 신경 쓸 틈도 없이 보이는 모든 걸 파괴되는 말초적 비주얼에 몸과 마음을 맡기는 순간 어느새 영화가 끝나는..

역대급 명작 <500일의 썸머> 재개봉

누군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정말 한 작품만 손에 꼽기가 힘들다. 그래서 몇몇 작품을 줄줄이 대곤 하는데, 거기에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작품이 바로 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내겐 역대급 명작이며 이런 작품이 다시 나올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이 분야에 있어선 절대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이 영화가 재개봉(6월 29일)을 앞두고 있다고 한다. 재개봉 붐에 발맞춰 예상을 했지만서도 개봉을 한다고 하니 반가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재개봉과 동시에 새로운 포스터도 공개되었는데 이 포스터의 느낌이 첫개봉 때 보다 더 좋다. 누구에게나 있었던 계절 썸머 잘 지냈니?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장면을 포스터로 사용해서 좋았다. 사실 안 좋아하는 장면이 없다. 아무도 좋아..

<컨저링2>의 엔필드 사건은 실화인가?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지난주 올여름 가장 기대하던 공포영화 를 관람하였다. 역시 제임스 완의 작품답게 연출력 면에선 탁월함을 보여주는 수작급 공포영화였다. 제대로 된 공포영화 기근 현상 속에서 그나마 건져올릴 수 있는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재능있는 감독임을 그는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었다. 개인적으로 전작보다 공포의 강도는 좀 낮았고 말초적인 것에 중점을 두었으나 드라마의 섬세함과 인물들간의 감정선을 잇는 연출면에선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작품이었다. 영화가 끝나고 나면 가장 흥미를 돋구는 내용이 바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는 것이었다. 영화 시작과 동시에 실화임을 알려주는 텍스트가 나오지만 더 임팩트 있었던 것은 영화가 끝나고 나오는 실제 사건의 사진과 녹음된 오디오였다. 간혹 영화에서 실..

의외로 괜찮았던 <특별수사 : 사형수의 편지>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없습니다. 어제 내겐 만료일이 하루뿐인 메가박스 관람권이 2매 있었다. 한 편은 로 확정이 되어있었고, 나머지 한 편은 를 관람하고자 했으나 시간대가 애매했다. 를 관람하기 위해선 혼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만 했었다. 집에 늦게 들어가는 건 덤. 그래서 울며 겨자먹기로 선택한 영화가 이번에 리뷰할 였다. 포털 사이트 평과 전문가 평을 보면서 이걸 봐야하나 말아야 하나 마지막 순간까지도 고민을 했다. 그래도 아직 초반 관람객 평이 좋으니 속는 셈 치고 보자하고 봤는데 이거 웬걸 의외로 괜찮았다. 적어도 이 영화가 가진 강점이 잘 발휘된 영화라 볼 수 있겠다. 전에는 김명민만 대문짝 만하게 나온 포스터였는데 개봉과 동시에 바뀌었다. 아무래도 대결구도를 보여주는 게 좀 더 효과가 좋을..

영화 <특종 : 량첸살인기>의 량첸살인기는 진짜 소설?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 에 나오는 중국 소설 '량첸살인기'는 실제 존재하는 소설일까? 정답부터 이야기 하자면 '아니오'이다. 어디까지나 해당 소설은 영화를 위해 만들어진 가상의 소설이고 영화속에 등장하는 소설 내용도 영화 각본으로 만들어진 텍스트일 뿐이다. 어찌보면 영화를 보고 난 이후 소설 '량첸살인기'를 보고싶어한 관객들이 꽤 되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에 실제 그 소설이 영화의 스핀오프격으로 출간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하다못해 단편으로라도 팬들을 위해 제공되었다면 어땠을까? 물론 지금은 늦은 시기이다. 영화 개봉과 더불어 사람들의 궁금증을 이끌어내는 마케팅 수단으로 동시에 인터넷에 단편으로 제공되었다면 나름 시너지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더불어 영화속에는 소설..

친절한 찬욱씨 표 영화 <아가씨>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없습니다. 칸의 남자, 박찬욱이 돌아왔다. 이번에도 칸을 기대케 했지만 아쉽게도 수상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그렇지만 번외편인 벌칸상 수상이 폐막식 이후에 들려왔다. 벌칸상은 폐막 이후 미술,음향,촬영 등에서 두각을 나타낸 작품에 주는 상이다. 정확히는 미술감독인 류성희 감독이 수상을 하게 되었다. 벌칸상도 한국영화 최초라 하니 그래도 칸의 남자 박찬욱이 무언가 하나 건져온 것은 확실하다. 어찌되었든 박찬욱의 는 칸에 진출한 것만으로 이미 국내에선 충분한 홍보효과를 거두게 되었다. 경쟁부문에서 주요 상이라도 더 탔다면 더욱 크게 이슈가 되었겠지만 칸에서 들려온 여러가지 소식만으로도 이 영화에 대한 관심은 커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일까 개봉 첫날 청소년 관람불가 타이틀을 단 작..

하드코어한 1인칭 액션 활극 <하드코어 헨리>, FPS게임을 영화로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없습니다. 이 영화가 나오기 한참 전에 화제가 되었던 유튜브 비디오가 한 편 있었다. 러시아에서 뮤직비디오로 제작된 영상인데 처음부터 끝까지 1인칭 시점으로 잘 짜여진 액션물이었다. 그 작품을 먼저 감상해보자. 이 작품을 보고 정말 놀랐다. 역시 덕 중에 덕은 양덕이란 생각과 함께... 그리고 시간이 흘러 한 번 더 놀랐다. 이 뮤직비디오를 찍은 감독 일리야 나이슐러가 똑같은 기법으로 상업 장편영화를 만들게 되었다는 것이다. 바로 그렇게 탄생한 작품이 이다. 이 작품은 굉장히 실험적이다. 지금까지 1인칭 시점을 보여준 영화는 많다. 심지어 처음부터 끝까지 1인칭으로 보여준 영화가 없는 것도 아니었다. 그렇지만 보통 그런 영화는 주인공의 눈과 카메라가 동일시 되었던 것은 아니었다...

에로 거장의 영화판 꼬집기 <아티스트 봉만대>

해외에 틴토 브라스가 있다면 우리나라엔 봉만대가 있다! 에로 영화의 거장으로 일반 상업 영화판까지 기웃거리는 독특한 이력의 감독 봉만대. 그 이름만큼이나 개성 넘치는 작품들로 자신만의 색을 뚜렷이 하고 있는 감독이다. 에로 영화를 즐겨보진 않아서 그 판에선 어떤 감독이 유명한지 모르고 그가 에로판에만 있을 때 어떤 작품을 찍은지도 모르겠지만 그의 명성만큼은 익히 들어 잘 알고 있었다. 그가 자신의 이름을 전면에 내건 뻔뻔한 코미디 영화가 있었으니 바로 이다. 거기에 아주 대놓고 스스로를 아티스트라 칭하고 있으니 봉감독의 재기 발랄함에 박수를 치고싶다. 그리고 이 영화를 보면서 얼마나 그가 재미있는 감독인지 알 수 있었다. 대략적인 줄거리는 이러하다. 해외 휴양지에서 임필성 감독(이 영화는 모든 배역이 실..

<엑스맨 : 아포칼립스> 시사회 솔직한 간략 후기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없습니다. 어제 왕십리CGV에서 시사회를 보고왔다. 현재 해외 평(메타크리틱, 로튼토마토) 등이 좋지 않아 걱정하는 팬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있다. 솔직히 나도 걱정했던 팬 중 하나였고.. 그래서 이 영화를 관람하고자 하는 팬들을 위해 한 라이트 팬이자 관람객 입장에서 평을 해본다. 시간 관계상 이번엔 간단한 평만 남기도록 하겠다. 먼저 현재 메타크리틱이나 로튼토마토와 다르게 네이버 전문가 평점은 영웅물 치고 꽤 점수가 높다. 나도 국내 기자들 평에 동의한다. 적어도 내겐 2편만은 못했을 지언정 가장 평이 안좋았던 3편 보단 훨씬 좋았던 작품이다. 액션의 스케일도 좋았고, 극적인 장면도 많고, 여전히 씬 스틸러들이 존재한다. 퀵실버는 전작의 존재감을 이번에도 유감없이 발휘한다. 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