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감상 114

가장 길었던 여정의 끝 <드림폴 챕터스>

※ 2편(드림폴)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포인트 앤 클릭 어드벤처 게임이 죽어가는 와중에서도 빛을 발한 작품들이 몇 있었다. 대표적으로 시리즈를 들 수 있겠다. (현재 3편이 개발 중이다) 그리고 가 있었다. 는 먼 미래를 배경으로 SF와 환타지를 조합한 멋진 어드벤처 게임이었다. 난 특히 2편인 을 정말로 좋아하는데 너무 감동적으로 플레이를 해서 눈물을 흘릴 정도였다. 2편이 클리프행어식으로 끝나게 되어 그 뒤 후속작만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개발사 펀컴은 만들라는 건 안 만들고 엉뚱한 온라인 게임만 제작하고 말았다. 팬들의 청원도 있었고 결국 시리즈의 핵심 개발자들이 나와 킥스타터를 시작해 우여곡절 끝에 후속작 를 발매했다. 팬으로서 정말 가장 길었던 기다림이었다.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로버트 저메키스의 2차대전 스파이 로맨스물 <얼라이드>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이 돌아왔다. 그것도 브래드 피트와 마리옹 꼬띠아르와 함께.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비평을 떠나 흥행에 대실패를 맛봐야 했다. 현재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럴싸한 초대작이 없는 상황에서 개봉했음에도 이 작품은 거의 주목을 받지 못하였다. 브래드 피트의 꼬띠아르와의 염문설과 졸리와의 이혼도 이 작품으로의 관심으로 이어지지 못하였다. 그럼에도 나는 두 배우와 저메키스라는 네임밸류를 보고 이 작품을 감상했다. 는 2차 대전을 배경으로 한 첩보물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첩보 그 자체에 집중하는 영화는 아니다. 첩보작전을 위해 만나게 된 두 인물의 로맨스 라인에 더욱 집중하는 영화이다. 그렇다고 이 로맨스 라인에 집중한 나머지 당대 상황을 소도구에 그치게 만든 작품은 아니란 생각이다. 이목..

권력의 맛?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를 닮은 <더 킹>

한재림 감독의 신작 이 지난주 개봉하여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개인적으로 한재림 감독의 작품은 믿고 보는 편이라 이번 작품에 대한 기대도 컸다. 그리고 시국이랑 너무 잘 맞는 영화이기도 해서 그 관심과 기대는 더욱 높아졌다. 이 영화는 밑바닥에 있던 한 젊은이(조인성)가 권력의 중심까지 치고 올라가는 이야기를 보여주는 영화이다. 마치 맥주 광고를 보는 듯한 이 스틸을 보라! 정우성은 권력의 상징으로 표현되는 인물로 그의 잘생긴 마스크와 긴 기럭지로 캐릭터에 무게감을 싣고 있다. 권력의 틈 사이에서 개처럼 끌려다니며 발악하던 에 비해 엄청난 신분 상승을 이뤄냈다. 이제 중후한 맛까지 풍기고 있으니 마치 저 스틸은 양주 광고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맨처음 이 스틸을 보고 배성우인 줄 몰랐는데 배성우다...

유해진과 현빈의 브로맨스 <공조>

작년 영화계에서 가장 핫했던 배우 중 한명을 꼽으라면 유해진도 반드시 들어가야 할 배우라 생각한다. 그가 원탑으로 영화를 이끌고 흥행몰이를 한 영화 가 있었기 때문이다. 유해진이 은근히 진지한 연기도 하고 스릴러에서 악역까지 맡으며 연기의 폭을 넓히고는 있지만 그의 최대 장점은 역시 코미디에 있다는 것을 증명한 작품이 아닌가 싶다. 그 가 나온지 얼마 안된 시점에서 그를 내세운 코미디 영화가 또 한 편 개봉했다. 이번에는 투탑 체제인데 현빈이 가세한 상황이다.(럭키의 경우 이준이 투탑이라기엔 무게감이 달랐다) 이번에는 코믹하고 정감가는 유해진과 외모와 이미지로 여성팬들을 홀려버릴 현빈의 케미로 얼마나 흥행몰이를 할 수 있을지 일단 영화가 잘 나와야 하니 어떠한가 봤다. 남북의 형사 둘이 만나 공조를 한다..

게임 팬이 바라본 영화판 <어쌔신 크리드>

※ 영화와 게임에 대한 스포일러가 일부 있습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소설과 코믹스, 게임 등의 원작이 영화화 되었다. 그 중에 유독 원작의 힘을 이어받지 못하고 실패를 거듭하는 장르가 있는데 바로 게임을 원작으로 한 작품들이다. 극히 일부의 작품이 그나마 게임의 팬들과 영화 관객들에게 좋은 평을 듣곤 했지만 그 역시 상대적으로 좋은 것일 뿐 영화 자체로 봤을 때 수준급이란 평을 듣기엔 무리가 따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원작으로 한 작품들은 꾸준히 제작 되어 왔다. 2016년에도 많은 팬들을 거느린 워크래프트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가 개봉을 했고 역시 팬층이 두터운 게임인 가 개봉을 했다. 하지만 두 작품 모두 기대를 저버리고 혹평을 피할 수 없었다. 그리고 올해 그 중 나머지 한 작품인 가 뒤늦게 ..

신카이 마코토가 그린 또 하나의 하늘 <너의 이름은>

※ 스포일러가 없습니다. 요즘 신카이 마코토의 이 인기폭발이다. 국내에서 일본의 2D 애니메이션이 이렇게 흥행을 한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난 그의 작품을 아직 밖에 보질 못했다. 이 작품에 대한 호평이 날 만족시켜줄 수 있을까란 기대심리를 안고 극장으로 향했다. 신카이 마코토 작품의 포스터를 보면 유독 하늘을 배경으로 한 그림이 많다. 청명하고 파란 하늘에 뭉게구름도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가 얼마나 하늘을 사랑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 그런 하늘은 또 하나의 주인공이 된다. 에서는 남녀의 몸이 바뀌는 판타지적 요소가 들어가 있다. 사실 이러한 설정은 기존 영화나 드라마에서 많이 보여줬기에 신선한 점은 없다. 그러나 차이가 있다면 서로가 전혀 모르는 사이고 거리도 멀리 ..

공포영화 추천 케이트 베킨세일 주연 <베이컨시>

요즘 공포/스릴러 장르의 영화를 유독 많이 소개했는데 그 분위기를 이어 오늘도 공포영화 한 편을 소개해 본다. 님로드 엔탈 감독이 연출한 는 2007년 개봉한 영화로 저예산 공포영화이다. 한 도시 외곽 도로변에 위치한 외딴 모텔을 배경으로 살인마들과 위기의 부부 간의 사투를 그리고 있다. 케이트 베킨세일이라는 스타배우가 나옴에도 얼굴 하나 없는 포스터 이 영화의 주무대인 모텔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 영화속 모텔의 전경 전형적인 미국의 허름한 모텔 건물이다. 부부인 데이빗(루크 윌슨)과 에이미(케이트 베킨세일)는 도로에서 차가 고장나 어쩔 수 없이 모텔을 찾게 된다. 손님이 많지 않은 허름한 모텔이라 그런지 주인장부터 불쾌한 인상을 준다. 그런데 모텔은 생각보다 이상한데.. 객실에 있던 비디오테이프에는 모..

이런 곳이 지옥일까? 무간지옥이 있다면 <인시더트>

※ 약간의 스토리 가이드가 있습니다. (공개된 시놉시스 수준) 오늘 소개할 영화는 멕시코의 스릴러/공포영화 이다. 이 영화는 2014년 부산국제영화제에 상영되어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현재 국내에서도 VOD 및 다운로드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많이 알려진 작품은 아니다. 감독 아이즈 에즈반은 이 작품으로 장편영화 데뷔를 했다. 그 뒤에도 줄곧 이런 장르 영화를 연출하고 있는데 공포물에 특화된 감독이 되어가는 것 같다. 찬사로 가득한 포스터. 보통 포스터나 전단지에 저런 찬사는 하나도 믿지 않는다. 특히 어설픈 영화일 수록 저런 걸 많이 내세우는데... 그런데 이 영화를 다 본 시점에서 나도 찬사를 보내고 싶은 심정이다. 아무래도 덜 알려진 멕시코 영화이다 보니 저렇게 홍보하는 게 이해는 간다. 처음 시..

일본 최강 귀신 가리자 <사다코 대 카야코>

※ 댓글에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역대 최고의 공포영화 중 한 편으로 을 꼽는다. 웬만해선 무서움을 안타던 나도 링을 보면서 서늘한 공포감을 느꼈으니 말이다. 물론 그 이후에 나온 의 수많은 후속들과 리메이크 등은 모두 실망스러웠다. 반면 과 함께 가장 무섭기로 유명한 일본산 공포영화 은 재미도 없었고 무섭지도 않았다. 개인적으로 토시오라는 캐릭터만 보면 무섭다기 보단 뭔가 한 대 쥐어박고 싶은 그런 느낌이랄까? 카야코도 의 사다코에 비해서 기괴함은 더했지만 카리스마 같은 건 느껴지지 않았다. 음습해오는 공포감 보단 좀 더 불쾌감을 전해주는 스타일이었다. 어찌되었든 사다코와 카야코는 90년대부터 일본 공포영화를 대표하는 귀신이 되었고 지금도 그들을 능가하거나 견줄만한 귀신이 나오고 있지 않다. ..

2016년 공포영화 추천 <더 보이> 인형의 공포

2016년 공포영화계는 나름 의미가 있었다고 본다. 내세울 게 단 한편 뿐이지만 그 한편이라도 나온 국내영화도 그렇고 해외에서도 아이디어와 장르적 쾌감을 잘 살려준 나 등이 있었고 같은 흥행에 대성공한 시리즈물도 있었다. 그 안에서 나름 작은 존재감을 발휘한 영화 한 편을 소개한다. 바로 공포의 대상으로 인형이 등장하는 이다. 집에 놔두기만 해도 소름돋을 것 같이 생겼다. 몰래 쳐다볼 것 같은 저 눈망울 노부부에겐 과거 아들이 있었는데 아들이 사망한 이후 줄곧 어린 형상의 남자 아이 인형을 아들처럼 키우고 있다. 배경은 영국, 그레타(로렌 코헨)는 먼 미국에서 온 유모이다. 참 멀리도 일을 왔는데 다 사연이 있다. 이런 일인 줄 모르고 왔는데 돌봐야 하는 아이가 인형이라니 얼척없다. 내가 이러려고 유모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