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감상 114

비오는 날에는 로익솝(Royksopp)의 Miss it so much를

언제 들어도 좋은 노래가 있다. 비가 올 땐 보다 감성적으로 변한다. 이런 날 더 크게 다가오는 노래들이 있다. 이 두가지 조건을 다 만족하는 노래를 오늘 들어본다. 모임을 집에 오는 길에 들었던 노래, 로익솝의 Miss it so much다. 사실 로익솝의 노래 중 이 노래를 가장 좋아하면서도 가사를 귀기울여 들은 적이 없다. 그런데 집에 오면서 문득 가사에 크게 관심이 가서 가사를 살펴보았다. I miss it so much No button to touch No dial to turn No key to hold Days turn to nights, turn to weeks Turn to paper, into rocks, into plastic My material heart how it keeps ..

크리스토퍼 놀란의 초기작 <인썸니아>를 감상하다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국내에선 거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초기작 를 이제야 감상했다. 그를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해준 의 바로 다음 작품이다. 아무래도 이 두 작품은 한 개인의 심리에 초점을 맞춘 스릴러라는 점에서 초기 그의 스타일을 볼 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심리를 비트는 연출과 편집은 에서도 빛을 발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필모그래피에선 이 작품이 가장 과소평가 받는 작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전편처럼 퍼즐 조각을 맞추는 재미가 있는 것도 아니고, 어떤 자극적인 요소를 다룬다거나 스릴러가 주는 쾌감 같은 것도 느낄 수 없는 작품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작품은 죄에 대한 한 개인의 불안한 감정에 모든 걸 몰빵하는 이야기였다. 나..

이정현을 다시 본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없습니다. 와 관련된 거라면 뭐든 다 찾아보는 셀디가 이 영화를 놓칠리가 없었다. 물론 보는 데까지 너무 긴 시간이 흘렀지만 말이다. 이 영화는 감독의 화법, 하고자 하는 이야기, 배우의 연기, 러닝타임 등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웠다. 개인적으로 참 마음에 들어하는 포스터이다. 많은 걸 함축적으로 얘기해주는 포스터. 열심히 산다고 동등하게 행복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 그것은 사회 시스템에 있을 수도 있는 것이고, 개개인의 욕망 때문일 수도 있는 것이고, 순전히 운일 수도 있다. 그 모든 걸 영화에선 다 보여주는 듯했다. 이정현의 고등학생 때 장면 지금까지 이정현을 본 영화 중에 가장 예쁘게 나오는 영화같다. 억지로 그녀를 예쁘게 그려내려 하지 않았음에도 말이다. 그건 그녀가 보여주..

통의동 대림미술관 전시 '컬러 유어 라이프, 색 다른 공간 이야기'

현재 통의동에 위치해 있는 대림미술관에서는 '색'을 주제로 세계적인 디자이너와 브랜드의 작품을 소개하는 '컬러 유어 라이프' 전시를 개최하고 있다. 요즘 디자인에 대한 호기심과 갈증이 극에 달한지라 그것을 해소시켜보고자 대림미술관으로 발걸음을 향하였다. 전시회는 올초부터 시작되어 8월 21일까지 장기간에 걸쳐 개최된다. 주말에 방문해서 사람이 많아서인지 정문으로 입장은 불가했고 후문으로 입장해야 했다. 후문에 보면 입장 대기열이 상당히 길게 늘어서 있었는데 대기 시간이 그렇게 길진 않았다. 참고로 티켓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정문으로 바로 입장이 가능하며 현장 티켓 구매자의 경우만 후문 입장을 해야했다. 입장 후 다시 티켓 부스에서 티켓을 끊어야 했는데, 순차적으로 입장을 시킨 터라 다행히 안에서는 기다리..

딱 에머리히표 그 이하도 이상도 아닌 <인디펜던스데이 : 리써전스>

※ 전작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백악관을 그냥 날려버리는 과감함에 놀랐던 20년전 본격 외계인 침공영화 의 후속편이 돌아왔다. 외계인의 규모는 더 거대해졌고, 더 지능적으로 지구인을 공격하는 영화이다. 이 작품은 파괴왕 롤랜드 애머리히를 대표할만한 작품 중 최상위에 손꼽히는 작품의 후속작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아쉽게 윌 스미스가 출연하지는 않았지만 20년 전 주요 배역들이 대다수 그대로 등장하여 당시의 향수를 느끼고자 하는 관객들에게도 어필할만한 작품으로 돌아왔다. 자, 먼저 에머리히 작품은 마음의 준비를 해야한다. 어떤 개연성 있는 이야기로 관객들을 영화에 빠지게 하느냐가 아니라 그런 거 신경 쓸 틈도 없이 보이는 모든 걸 파괴되는 말초적 비주얼에 몸과 마음을 맡기는 순간 어느새 영화가 끝나는..

역대급 명작 <500일의 썸머> 재개봉

누군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정말 한 작품만 손에 꼽기가 힘들다. 그래서 몇몇 작품을 줄줄이 대곤 하는데, 거기에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작품이 바로 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내겐 역대급 명작이며 이런 작품이 다시 나올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이 분야에 있어선 절대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이 영화가 재개봉(6월 29일)을 앞두고 있다고 한다. 재개봉 붐에 발맞춰 예상을 했지만서도 개봉을 한다고 하니 반가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재개봉과 동시에 새로운 포스터도 공개되었는데 이 포스터의 느낌이 첫개봉 때 보다 더 좋다. 누구에게나 있었던 계절 썸머 잘 지냈니?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장면을 포스터로 사용해서 좋았다. 사실 안 좋아하는 장면이 없다. 아무도 좋아..

<컨저링2>의 엔필드 사건은 실화인가?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지난주 올여름 가장 기대하던 공포영화 를 관람하였다. 역시 제임스 완의 작품답게 연출력 면에선 탁월함을 보여주는 수작급 공포영화였다. 제대로 된 공포영화 기근 현상 속에서 그나마 건져올릴 수 있는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재능있는 감독임을 그는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었다. 개인적으로 전작보다 공포의 강도는 좀 낮았고 말초적인 것에 중점을 두었으나 드라마의 섬세함과 인물들간의 감정선을 잇는 연출면에선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작품이었다. 영화가 끝나고 나면 가장 흥미를 돋구는 내용이 바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는 것이었다. 영화 시작과 동시에 실화임을 알려주는 텍스트가 나오지만 더 임팩트 있었던 것은 영화가 끝나고 나오는 실제 사건의 사진과 녹음된 오디오였다. 간혹 영화에서 실..

패션 문외한이 바라본 '장 폴 고티에 전'

프랑스 출신인 장 폴 고티에는 패션 업계에서는 알아주는 이단아이자 악동이었다고 한다. 그의 작품을 보고있자면 누구나 단번에 그가 비범한 재능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의 이름을 몰랐더라도 누구나 한번쯤은 그의 의상을 보기도 했을 것인데, 그만큼 한번 보면 떨쳐버리기 힘든 이미지를 재단하는 예술가라고나 할까? 그의 관습을 거부한 독특한 스타일은 단순 패션 업계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음악계나 영화계까지 뻗쳐있기 때문에 그의 작품을 피해가는 것 또한 쉽지 않을 만큼 유명한 작품들을 만들어왔다고 보면 되겠다. 그런 그가 국내에서 전시회를 진행하고 있다. 전시회는 2016년 6월 30일까지 DDP(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 진행된다. 난 패션 업계에 대해 문외한에 가깝지만 그의 독특한 디자인에 ..

의외로 괜찮았던 <특별수사 : 사형수의 편지>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없습니다. 어제 내겐 만료일이 하루뿐인 메가박스 관람권이 2매 있었다. 한 편은 로 확정이 되어있었고, 나머지 한 편은 를 관람하고자 했으나 시간대가 애매했다. 를 관람하기 위해선 혼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만 했었다. 집에 늦게 들어가는 건 덤. 그래서 울며 겨자먹기로 선택한 영화가 이번에 리뷰할 였다. 포털 사이트 평과 전문가 평을 보면서 이걸 봐야하나 말아야 하나 마지막 순간까지도 고민을 했다. 그래도 아직 초반 관람객 평이 좋으니 속는 셈 치고 보자하고 봤는데 이거 웬걸 의외로 괜찮았다. 적어도 이 영화가 가진 강점이 잘 발휘된 영화라 볼 수 있겠다. 전에는 김명민만 대문짝 만하게 나온 포스터였는데 개봉과 동시에 바뀌었다. 아무래도 대결구도를 보여주는 게 좀 더 효과가 좋을..

영화 <특종 : 량첸살인기>의 량첸살인기는 진짜 소설?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 에 나오는 중국 소설 '량첸살인기'는 실제 존재하는 소설일까? 정답부터 이야기 하자면 '아니오'이다. 어디까지나 해당 소설은 영화를 위해 만들어진 가상의 소설이고 영화속에 등장하는 소설 내용도 영화 각본으로 만들어진 텍스트일 뿐이다. 어찌보면 영화를 보고 난 이후 소설 '량첸살인기'를 보고싶어한 관객들이 꽤 되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에 실제 그 소설이 영화의 스핀오프격으로 출간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하다못해 단편으로라도 팬들을 위해 제공되었다면 어땠을까? 물론 지금은 늦은 시기이다. 영화 개봉과 더불어 사람들의 궁금증을 이끌어내는 마케팅 수단으로 동시에 인터넷에 단편으로 제공되었다면 나름 시너지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더불어 영화속에는 소설..